“카카오 가고 삼성·한투 왔다”…가상자산 시장, ‘전통 금융 대리...
[사진 = 연합뉴스][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대기업과 금융그룹이 맞붙는 ‘전통 금융 대리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가 두나무 지분을 사들이고, 한국투자증권과 OKX가 코인원에 동시에 투자하면서 거래소 간 경쟁이 금융권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삼성·하나·한화로 재편된 두나무…가상자산 주도권 경쟁 본격화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카카오 계열 이탈과 삼성의 참전으로 주주 구성이 바뀌고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는 지난달 28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139만주)를 6128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오는 6월 19일이다.이번 지분 이전으로 두나무는 카카오와의 동맹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두나무는 과거 ‘증권플러스 for Kakao’와 카카오톡 계정 연동 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카카오 계열이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삼성 금융 계열이 새 주주로 들어서면서 주요 주주단의 성격도 달라지게 됐다.삼성이 확보하는 4% 지분은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그룹 차원의 디지털 금융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STO) 발행, 삼성SDS는 블록체인 기술 인프라, 삼성카드는 통합앱 ‘모니모(Monimo)’를 기반으로 한 결제 생태계 구축과 맞닿아 있다.두나무 대주주 구성을 보면 송치형 회장이 25.51%로 최대주주다. 김형년 부회장이 13.10%로 뒤를 잇는다. 여기에 한화투자증권 9.84%, 우리기술투자 7.20%, 하나은행 6.55%가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다. 삼성증권 2.00%, 삼성SDS 1.00%, 삼성카드 1.00%까지 지분 취득을 마치면 삼성 계열 지분은 총 4.00%가 된다.이에 따라 두나무는 송치형·김형년 창업자 그룹을 중심으로 한화·하나·삼성 등 전통 금융권이 포진한 주주 구조로 재편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결제·보관·유통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코인원, ‘초대형 IB’ 한투와 ‘글로벌 고래’ OKX 업고 반격3위권 거래소 코인원도 업비트 독주 구도에 맞설 새 진영을 꾸렸다. 코인원은 지난달 29일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거래소 OKX의 투자 부문인 OKX벤처스, 컴투스홀딩스와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계약으로 한국투자증권과 OKX는 각각 코인원 지분 20%를 취득한다. 두 회사는 차명훈 대표(30.36%), 컴투스홀딩스(24.54%)에 이은 공동 3대 주주가 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역량, OKX의 글로벌 유동성, 컴투스의 K콘텐츠 기반이 결합한 구조다.[사진 = 코인원]업계는 OKX의 국내 시장 진입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잇따라 실패한 가운데 OKX는 국내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파트너로 삼았다. 로컬 금융 인프라와 글로벌 가상자산 유동성을 결합해 국내 시장에 우회적으로 진입하는 방식이다.코인원 입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역량과 OKX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업비트 중심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되는 이유다.네테로 다이 OKX 글로벌 마켓 총괄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디지털 자산 시장 중 하나”라며 “OKX는 차세대 금융이 법규를 준수하는 견고한 규제 인프라 위에 구축될 것임을 확신하며 투자했다”고 밝혔다.◆STO·스테이블코인…새 운동장 선점 경쟁두 진영이 겨냥하는 핵심 사업 영역은 단순 코인 거래 중개에 머물지 않는다. 법제화를 앞둔 토큰증권(STO) 발행·유통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이 최종 목표로 꼽힌다.두나무 진영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밸류체인을 전면에 내세운다. 삼성증권의 금융상품 중개 역량, 삼성SDS의 블록체인 기술, 삼성카드의 결제 인프라를 묶어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다.코인원 진영은 한국투자증권의 초대형 IB 역량과 OKX의 글로벌 유동성을 앞세운다. 법인·기관 투자자 진입이 본격화할 경우 해외 기관 자금 유입 채널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가분리 완화’ 기류에 따라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을 동시에 중개하기 위한 조치이자, 장기적으로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 등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금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금융 계열사들이 직접 가상자산 사업자 지분을 취득하거나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삼성의 두나무 주식 최종 취득일인 6월 19일과 다음 달 예정된 코인원 진영의 4사 공동 기자간담회를 기점으로 양 진영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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