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빈자리 노린 글로벌 CDMO…한국 바이오텍에 잇단 '러브콜'

美 생물보안법 발효로 중국 CDMO 배제 본격화론자 등 글로벌 CDMO 한국 바이오텍에 적극 구애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한국 바이오텍에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데일리안 = 한보라 기자]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한국 바이오텍에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 CDMO를 거친 신약 후보물질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다. 북미, 유럽 CDMO들에게는 한국 바이오텍의 탈(脫)중국이 새로운 사업 기회다.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관리예산국(OMB)은 연내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규제 대상이 될 '우려바이오기업' 명단을 공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발효된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 기관이 우려기업으로 지정된 중국 CDMO와 거래하거나 관련 장비·서비스를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에 따라 OMB는 발효 1년 이내에 명단을 확정해야 한다.이 명단의 1차 기준이 되는 것이 미 국방부의 '중국군 연계 기업 명단(1260H)'이다. 생물보안법은 1260H에 오른 기업을 우려바이오기업의 우선 지정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 1260H에 중국 CDMO 우시앱텍을 포함한 188곳을 확정 등재했다. 1260H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OMB의 우려바이오기업 명단에도 1차로 지정될 공산이 크다. 결국 어디까지 OMB 명단에 오를지가 향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국내 바이오텍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배경이다. 국내 바이오텍 상당수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L/O)하는 방식으로 운영 자금을 충당해왔다. 후기 임상을 감당할 만한 생태계가 자리 잡지 못한 탓이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임상 데이터를 중국 CDMO에 의존해온 곳도 적지 않다.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개발부터 임상, 상업 생산까지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중국 CDMO를 활용해 왔고, 대부분 계약이 비공개여서 실제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클 것"이라며 "관련 기업들은 이를 생산·개발 전략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글로벌 빅파마도 이미 '탈중국'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CDMO를 거친 신약 후보물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기류도 감지된다. 생산 공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품질 재검증과 규제 당국의 재승인에 적잖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약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중국 CDMO를 거쳤다는 이력만으로 L/O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셈이다.한 글로벌 CDMO 관계자는 "화이자 같은 글로벌 빅파마는 한국이나 중국 바이오텍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때 중국 CDMO를 쓰지 않는다"며 "상업화 단계로 가면 지정학적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북미·유럽 CDMO는 이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건수가 이미 일본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성이 보장된 만큼 선점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한국 바이오텍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대표적인 곳이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1위 론자다. 론자는 지난 4월 국내 바이오텍 이뮨온시아와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용 생산 계약을 맺었다.글로벌 CDMO들이 한국을 찾는 발길도 잦아졌다. 지난해 10월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5'에는 론자와 미국 카탈란트 등 북미·유럽의 대형 CDMO가 부스를 차리고 한국 바이오텍에 얼굴을 알렸다.이런 행보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월드 ADC 서밋 사우스코리아 2026'에는 미국 큐리아를 비롯해 영국 압제나, 독일 악스플로라 등 서구권 CDMO들이 대거 참가했다. 한국 바이오텍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복수의 글로벌 CDMO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의 성장세가 큰 만큼, 초기 단계 바이오텍에 미리 회사 이름을 각인시키려는 글로벌 CDMO의 수요가 크다. 지금은 규모가 작아도 향후 빅파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인수되면 대형 수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일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CDMO와 협업할 의사도 있다. 다른 글로벌 CDMO 관계자는 "이미 일부 한국 CDMO와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며 "경쟁 관계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정 부분 협업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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