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호 칩스앤미디어 부사장 "빅테크 자체 칩 열풍은 노다지"
![[인터뷰] 이호 칩스앤미디어 부사장 "빅테크 자체 칩 열풍은 노다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293/2026/04/14/0000082750_001_20260414175216882.jpg?type=w800)
이호 칩스앤미디어 부사장. /사진 제공=칩스앤미디어"전통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를 넘어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가 직접 칩을 만드는 시대가 왔습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입장에선 전례 없는 기회의 문이 열린 셈입니다."이호 칩스앤미디어 부사장은 13일 <블로터>와의 티미팅 인터뷰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같이 진단했다. 엔비디아 중심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벗어나기 위한 빅테크 기업의 자체 칩 설계 움직임이 최근 몇년 간 가속화되고 있다는 후문이다.이 과정에서 반도체 IP 시장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칩을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설계의 핵심이 되는 IP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망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변화의 중심에서 칩스앤미디어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비디오 코덱 IP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칩스앤미디어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해 신경망처리장치(NPU) IP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한국의 ARM'을 꿈꾸고 있다.이 부사장은 칩스앤미디어가 단순한 부품 공급사를 넘어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부사장과의 일문일답.리벨리온의 '리벨카드'와 Arm의 'AGI CPU' /사진 제공=리벨리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칩을 제조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IP 기업 입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과거에는 칩 제조 기업들이 ARM 같은 곳에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며 IP를 의존해 왔다. 특히 GPU 같은 복잡한 칩은 팹리스가 아니면 직접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제품 차별화 포인트로 '자체 칩 성능'을 내세우며 직접 IP 소싱에 나서고 있다. 팹리스를 통하지 않고 우리 같은 IP 업체와 직접 비즈니스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여기에 디자인하우스의 역할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파운드리 백엔드 개발만 전담했다면, 이제는 고객에게 ASIC(주문형 반도체)을 공급하며 직접 IP를 소싱해 칩을 만드는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팹리스가 아닌 디자인하우스의 성장이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으며 사이파이브, 세미파이브, 에이직랜드 등 주요 디자인하우스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해외 매출 비중이 90%가 넘는다. 최근 어느 국가에서 가장 큰 기회를 보고 있나.△미국과 중국이 각각 전체 매출의 40%씩을 차지하며 중심을 잡고 있다. 나머지 20%를 일본, 대만, 한국이 나눠 갖는 구조다. 특히 일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일본 반도체 산업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나, 카메라 산업의 강자인 소니나 캐논 등은 여전히 자체 칩을 만든다. 이들은 우리의 확실한 잠재 고객이다. 세계 3대 자동차 반도체 기업인 일본의 R사와 ASIC 서비스를 키우고 있는 S사가 우리의 주요 고객사다. 이들을 교두보 삼아 일본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중국 시장은 자국 위주의 밸류체인 강화로 인해 폐쇄적이라는 우려도 있는데.△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산업을 직접 챙기기 때문에 시장 규모 자체가 크다. 우리의 큰 고객사 중 하나인 H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곳은 BYD, 지리자동차 등과 칩 계약을 한 곳이며, 한국의 대형 전장업체도 역시 이들의 칩을 쓴다. 규모는 작지만 중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에 공급을 많이 하는 중국 S사도 주요 고객사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성장 축이다.-글로벌 IP 시장 내 경쟁 지형은 어떤가.△중국의 '베리실리콘'이 주요 경쟁자다. 이곳은 ASIC 서비스까지 함께 하기 때문에 마치 '세미파이브와 칩스앤미디어가 합쳐진 느낌'의 기업이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반면 프랑스의 알레그로는 후발주자로 매출 규모가 우리의 3분의 2 수준이다. 유럽 내 시스템 반도체 기반이 약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3% 남짓인데, 우리가 글로벌 IP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하고 고무적인 일이다. 해외 레퍼런스를 꾸준히 쌓아온 덕분이다.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6 울트라' /사진 제공=SKT -경쟁사 대비 칩스앤미디어만이 가진 차별화된 기술력은 무엇인가.△자사는 단순히 비디오 코덱에만 머물지 않는다. 영상 IP의 핵심인 ISP(영상신호처리) 기술로 확장하고 있다. 카메라 센서로 들어온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변환해 자연스럽게 보정해주는 기술인데, 웬만한 대기업들도 자체 ISP 팀을 꾸릴 만큼 중요하다. 자사는 'AI ISP'라는 혁신 기술을 준비 중이다. ISP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해 자사 NPU 위에 올려 판매하는 방식이다. 지난 CES에서 시연했고 오는 5월 미국 프로모션을 앞두고 있다. 업력은 짧지만 AI ISP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에서도 비디오 IP의 중요성은 여전해 보인다. 확장 가능성을 진단한다면.△현재 G사의 픽셀폰에 우리 IP가 탑재되고 있다. 스마트폰 칩 시장은 본래 애플, 삼성, 미디어텍, 퀄컴, 하이실리콘 등 4~5개 업체가 주도해왔는데, G사가 가세했고 이제는 샤오미 같은 중국 제조사들도 자체 칩을 만들려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큰 기회다. 또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AI 노트북용 비디오 IP도 공급하고 있다. AI PC 시대에 고해상도 동영상 처리를 위한 필수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의 확장성도 기대되는데.△자율주행차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탑재로 카메라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전후좌우를 모두 보려면 기존보다 카메라 수를 12개 이상 늘어나야 하고, 그 모든 영상 데이터 처리에 우리 기술이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로봇 분야는 중국을 중심으로 신규 라이선스가 늘어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든 로봇 청소기든 '눈' 역할을 하는 칩은 필수적이다. 향후 매출 구분을 모빌리티(피지컬 AI), 인프라(서버·ASIC), 핸드셋(모바일), 가전(OTT, AI PC), 카메라(디지털 카메라, IP 카메라) 등으로 세분화해 대응할 계획이다. 수요처의 한계가 없어지는 시대인 만큼 우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라이선스 계약 후 로열티 매출까지 3~4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수익 구조의 변동성 우려는 없나.△라이선스 매출은 큰 투자 없이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로열티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어 상쇄가 가능하다. 팹리스 기업들은 7나노, 2나노 등 미세 공정을 따라가기 위해 수천억 단위의 리스크 큰 투자를 감행해야 하지만, 우리는 엔지니어 중심의 기술 노하우 비즈니스다. 제품 개발에서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구조다. 로열티 비중이 일시적으로 변하더라도 라이선스 매출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현금흐름이나 매출 변동성에 큰 문제는 없다.-최근 화두인 '소버린 AI(국가 주도 AI)' 밸류체인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NPU 분야도 다양하다. 데이터센터용 서버형 NPU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영상 처리에 특화된 온디바이스용 엣지 NPU에 강점이 있다. 국가 안보 관점에서 보면 미국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위험하다. 분쟁 시 데이터센터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기업이 칩을 만드는 회사들과 협력해 자체적인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힘들지만 국산 NPU 산업이 잘 정착되길 바란다.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AI 로봇 아틀라스 / 사진 제공=현대차-국내 NPU 스타트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나.△국내 주요 NPU 스타트업 다수가 우리의 고객사다. 이들이 NPU를 이용해 영상 처리 기술을 구현하려면 우리 비디오 IP가 필수적이다. 특히 데이터가 커질수록 메모리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부하를 줄이는 '밴드위스(대역폭)' 저감 기술이 핵심인데, 우리는 이 데이터를 아주 작게 잡아먹는 압축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이 없으면 AI는 제 성능을 내기 힘들다.-궁극적으로 칩스앤미디어가 목표하는 지점은.△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에코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우리 NPU IP인 'Wave-N'에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