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은 가전, 신세계푸드는 화장품…식품기업 먹성 달라졌다

식품업계가 본업의 경계를 허물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뷰티·유통채널·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이종(異種)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 둔화를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두부로 익숙한 42년 전통의 식품기업 풀무원은 자사의 주방가전을 처음으로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과 AK플라자 등 5대 백화점에 입점시킨다고 16일 밝혔다. 풀무원은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과 주방가전 수요 확대에 맞춰 스팀쿡 에어프라이어와 오븐 등 주방가전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소비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데다 수익성이 낮아 식품기업들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8층에서 오는 25일까지 운영되는 풀무원 가전 팝업스토어. 사진 풀무원 풀무원의 주방가전 ‘스팀쿡 에어프라이어’. 사진 풀무원 풀무원은 2016년 가전 사업에 처음 진출한 뒤 코로나19 기간에 가정 내 간편식 수요가 증가하자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현재 에어프라이어·김치냉장고·음식물처리기·전자레인지 등 30여 종을 판매 중이다. 식품기업의 강점을 살려 가전 기획·개발·검증 전 과정을 내부 부서가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풀무원 가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강재훈 풀무원 리빙케어사업본부 본부장은 “식품기업을 넘어 조리·보관·처리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토털 주방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시장 변화에 따라 주방가전을 출시하는 식품기업들이 속속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IMARC그룹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조원에서 2034년 24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 “간편식과 밀키트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를 보관하고 활용하는 주방가전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식품과 연계 판매가 가능한 주방가전 사업에 뛰어드는 식품기업들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K건기식’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라면·과자 기업들은 잇따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농심의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의 제품들.사진 농심 삼양식품은 지난달 건기식 브랜드 ‘스핀들’을 출시했으며, 농심은 자사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의 콜라겐 제품을 올 하반기 중국 시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동원F&B·CJ제일제당·빙그레·매일유업 등도 건기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수출액은 3억1817만 달러(약 4800억원)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뷰티 사업으로 확장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에 500억원을 투자했으며, 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티도 2024년 화장품 ODM 기업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자체 개발 원료를 활용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계열사 NS홈쇼핑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식품 제조 기업에서 유통 채널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우 교수는 “다만 이종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은 기술력 확보와 연구개발(R&D) 투자 등이 뒷받침돼야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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