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밸류업 승부수…"KG 상장사 순이익 절반은 주주 몫"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KG그룹KG그룹이 향후 5년간 그룹 상장 계열사 순이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최근 상장 계열사 주가 부진으로 시장 불만이 커진 가운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정책 강화를 통해 저평가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주가 부진을 둘러싼 승계 의혹까지 직접 꺼내 들며 시장의 불신 차단에 나섰다.곽재선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상장사 주식이 실제 가치보다 많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5년간 상장회사 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들과 임원진이 논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번 방안은 최근 KG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 흐름에 대한 주주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곽 회장은 "일부 주주들은 직접 회사에 찾아와 항의했고 시위를 한 분들도 있었다"며 "저희 역시 왜 이런 평가를 받는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KG그룹은 이번 발표를 단순한 배당 확대가 아닌 중장기 밸류업 로드맵의 일환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룹 내 상장 계열사인 △KG케미칼 △KG에코솔루션 △KG스틸 △KG모빌리티 △KG이니시스 △KG파이낸셜 △케이카 등 7개사는 향후 5년간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배당과 자사주 정책을 포함한 주주친화 정책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예측 가능한 환원 정책을 마련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과 상시 IR 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이날 곽 회장은 저평가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주가 저평가의 원인을 두고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도 시장 평가가 회사의 실제 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떤 때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만큼도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업은 경영 성과를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수급이나 투자심리 변화로 주가가 흔들리더라도 회사의 본질적 가치는 실적과 자산, 현금흐름 등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일부에서 제기되는 '의도적 주가 누르기'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곽 회장은 "제가 상속을 위해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이야기는 억울하다"며 "41년 동안 사업을 해온 경영자로서의 자존심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인 곽정현 KG그룹 사장을 언급하며 "사실 제 아들을 위해 그렇게까지 희생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낮은 주가가 향후 승계 과정에서 오너 일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의심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재원 부담과 관련해서는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순이익 전액이 아니라 절반을 환원하는 만큼 남은 재원을 투자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 회장은 "100% 환원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성장을 막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흑자가 나서 그중 50%를 주주에게 준다고 해서 회사가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향후 관건은 실행력이다. KG그룹이 제시한 5년 단위 주주환원 방침이 시장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계열사별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발표가 저평가 논란을 해소하고 주가 회복의 계기가 될지는 실제 환원 규모와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