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대신 더 가치 있는 일을…’ MZ 문화에 밀려나는 주류업계[박....

| 박동흠 회계사“인간관계를 잘 만들려면 술을 마실 줄 알아야 한다.” “술을 잘 마실수록 사회생활에 도움이 많이 된다.” 지금은 기성세대가 된 필자가 과거 대학교 입학 때나 사회 초년병 시절에 정말 많이 들었던 말이고 그래서 참 많이도 마셨다. 고객과의 술자리에서는 상대방이 기분 좋게 만취해야 제대로 대접하는 것이라고 배워서 몸 버려가며 전투적으로 마신 적도 부지기수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는 술에 꽤 관대한 편이다.아마 요즘 MZ세대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기겁할 것 같다. 최근 들어 신입생 환영회에서 음주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사라졌을 정도로 확실히 음주문화가 바뀌었다. 오히려 음주 대신 더 가치 있는 것을 하겠다는 신세대가 늘어나며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소버 큐리어스’ 열풍까지 일고 있다고 한다. 술에 취하지 않았단 뜻의 소버(Sober)와 호기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큐리어스(Curious)의 합성어로, 만취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술을 멀리하고 맨정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는 태도다. 여기에 더해 요즘 신세대는 술을 줄이는 대신 운동, 미용, 건강 등에 과감히 투자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를 추구하고 있어 사회가 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사회가 이렇게 바뀌니 소주, 맥주 전문 생산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실적은 예전 같지 않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술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속설도 이젠 옛날얘기가 되어버렸다. 하이트진로는 202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 17%씩 감소했다. 특히 맥주 평균가격이 3%나 올랐음에도 매출액이 줄었으니 판매량 감소가 꽤 컸다는 얘기이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의 주류사업부문도 2024년 대비 202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7%, 19%씩 줄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 것 같다. 유럽을 대표하는 맥주 제조사인 하이네켄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5년 매출액이 5%나 축소된 것으로 나오고 위스키 업계 1위 기업인 디아지오도 4%나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주류업계 실적이 쪼그라드니 숙취해소 음료 또한 판매가 줄고 있다. 컨디션과 여명808은 매출액이 2024년 대비 각각 12%, 22%씩이나 줄어들었다.이와 반대로 헬시 플레저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좋아지는 모양새다. 화장품 유통 전문기업인 CJ올리브영과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는 2025년에도 매출액이 22%, 14%나 성장했다. 스포츠의류 제조사인 룰루레몬과 안다르는 각각 5%, 27%씩 매출이 늘었고, 건강식품 전문기업 노바렉스의 36% 매출 증가도 눈에 띈다. 헬스장 브랜드인 버핏그라운드도 매출액이 46%나 불어날 정도로 성장세가 무섭고 전자책 구독 플랫폼인 KT밀리의서재도 매출액이 21% 늘어나며 독서 수요가 감소하지 않았음을 입증해냈다.3700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사람들이 썼다는 점토판에도 자식을 향한 잔소리가 가득했을 정도로 어느 시대나 기성세대의 젊은이에 대한 걱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요즘 MZ세대의 이런 세태를 보면 기성세대의 막연한 걱정은 덜어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기성세대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예전과 같은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고 우리도 젊은 세대처럼 남들에게 귀감이 되는 바람직하고 부지런한 삶을 뜻하는 ‘갓생(God生)’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바꿔봄이 어떨까? 박동흠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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