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약 주사제 나오기도 전에 ‘경구제’ 전쟁…K-바이오 추격 ‘....

글로벌 패러다임 주사제→경구제 급변…투트랙 개발 사활한미·대웅·종근당 등 상용화 시차 줄이기 위해 R&D 집결국내 10% 미만 치료 접근성 해소 기대…정책 지원이 관건[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의 패러다임이 주사제에서 경구용(먹는 약)으로 급격히 이동함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개발 경쟁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아직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주사제형 비만약조차 시장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경구제 상용화를 주도하자, 국내 기업들은 주사제와 경구제를 동시에 개발하는 ‘쌍방향 추격전’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현재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단순한 편의성 개선을 넘어 ‘먹는 약’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해 고용량 경구제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 4월 1일 일라이 릴리의 ‘파운다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며 시장 주도권의 향방을 굳혔다.특히 파운다요는 기존 펩타이드 제형과 달리 음식물 섭취 제한이 없는 ‘소분자 화합물’이라는 점에서 비만 치료의 대중화를 이끌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월 14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처방이 시작되며 주사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한미·대웅·종근당, 주사제 임상 속 경구용 동시 공략국내 제약사들은 이제 막 주사제형의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다. 가장 앞서 있는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NDA)를 신청해 올해 하반기 승인, 2026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국내 기업들은 국산 주사제의 시장 데뷔 시점과 글로벌 경구제 시장의 시차를 줄이기 위해 주사제와 경구용 파이프라인 개발에 전력을 쏟는 ‘이중 추격’을 감행하고 있다.대웅제약은 GLP-1과 GIP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를 경구용으로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티온랩테라퓨틱스와 협력해 월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선 데 이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구제까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종근당은 경구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GLP-1 계열 후보물질 ‘CKD-514’를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 단계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한 종근당은 2026년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이외에도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는 자사의 경구용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기술수출 논의를 본격화하며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셀트리온 가세로 커지는 투트랙 시장…글로벌 시차 극복 과제최근 셀트리온도 비만약 개발 시장에 전격 진입했다. 셀트리온은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4중 작용 주사제(CT-G32)’와 ‘다중 작용 경구제’를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발표했다. 2028년 경구용 제제의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계획 중인 셀트리온은 펩타이드 제형을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이러한 ‘동시 개발’ 잰걸음의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의 압도적인 성장세와 급격한 제형 변화가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은 2024년 548억 달러에서 2030년 2684억 달러로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이 전망된다.이미 글로벌 시장이 ‘먹는 약’ 중심으로 안착한 상황에서, 주사제형 상업화 최종 단계 또는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는 국내 기업들로서는 시장 진입과 동시에 발생하는 기술적 시차에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주사제 상용화와 경구제 R&D를 병행하며 글로벌 시차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다만 정책적 뒷받침은 여전히 과제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이 비만 치료 영역까지 보험 급여 확대를 추진하며 시장 기반을 닦는 것과 달리, 국내는 급여 범위가 당뇨에 국한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글로벌 경구제 시장이 본격화되는 현시점은 국내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및 글로벌 임상 협력을 가속화할 전략적 기회 구간”이라며 선제적 임상 설계와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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