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영향...당국, A등급 건설·캐피털채 예의주시

이란 사태에 건설채 0.3~0.4%P 올라저신용 캐피털채도 금리 꾸준히 상승시장에서는 보통 자금 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할 때 신용 등급이 ‘A’인 회사채 동향을 유의해서 본다. 우량 등급인 ‘AA’등급과 신용 위험이 큰 ‘BBB’등급의 중간에 끼어 있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여건 변화에 민감한 신용등급 구간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보통 자금 경색이 심화할 때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돈을 빼는 구간도 ‘A’등급이다.금융 당국도 ‘A’등급 구간에 촉각을 기울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이란 전쟁이 지속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건설채와 저신용 캐피털채의 시장 동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시장 불안이 커질 때 유의해서 보는 채권이 건설채와 여전채”라며 “여전채 중 ‘A’ 등급의 경우 자금시장이 조금이라도 경색되면 금리가 급등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건설업은 오랜 기간 불황을 겪고 있어 금융 당국이 모니터링해온 업종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건설기성액은 1년 전보다 8.3% 줄어 1년 9개월 연속 내림세다. 특히 건설업에서 신용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금융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주요 건설사의 회사채 금리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0.3~0.4%포인트가량 올랐다. 현대건설(AA-)의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에만 해도 연 3.687%를 기록했지만 이달 20일에는 4.064%로 0.377%포인트 올랐다.‘A0’ 등급 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GS건설은 지난달 말 5.022%에서 이달 20일 5.38%로 0.358%포인트 뛰었고 롯데건설(5.935%→6.31%)과 HDC현대산업개발(4.684%→5.059%)의 회사채 금리 역시 같은 기간 0.375%포인트씩 확대됐다. 신용등급이 ‘BBB-’인 HL D&I는 이 기간 회사채 금리가 8.333%에서 8.71%로 0.377%포인트 늘었다.‘A0’ 등급과 ‘BBB+’ 등급에 있는 캐피털채의 금리도 전쟁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5.275%였던 3년 만기 ‘A0’ 등급 캐피털채의 금리는 이달 20일 5.642%로 0.367%포인트 올랐다. 실제로 애큐온캐피탈(5.407%→5.765%)과 한국캐피탈(5.214%→5.577%) 등의 금리가 이 기간 약 0.3%포인트 상승했다. ‘BBB+’ 등급의 캐피털채 금리도 2월 말 6.985%에서 이달 20일 7.352%로 0.367%포인트 뛰었다.캐피털 업종은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취약한 고리로 꼽히는 분야다. 일단 여신전문금융회사라는 점 때문에 자금 조달을 회사채에 의존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같은 여전사인 카드사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기본적으로 이들 업종의 금리가 오르는 것은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탓이다. 지난달 27일 3.041%를 기록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20일 3.41%로 0.369%포인트 확대됐다. 문제는 발행금리와 국고채 사이의 스프레드(금리 차)다. 올 1~2월 0.76~1.408%포인트 수준이던 국고채 1년 금리와 전체 캐피털채 3년물 간 평균 스프레드는 전쟁 이후인 이달 들어 1.03~1.458%포인트로 벌어졌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전쟁 이후 발행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단기자금시장 동향도 변수다. 이달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는 9조 1901억 원이다. 이달과 다음 달(10조 9758억 원)을 더하면 총 20조 1659억 원어치의 PF ABCP의 만기가 찾아오는 셈이다. 다만 지난 19일 단기자금 시장에서 거래가 체결된 PF ABCP 금리는 2.9~4.3% 수준으로 3~4.5%였던 지난달 27일과 차이가 크지는 않다.시중금리 상승은 은행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평균 0.46%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1%포인트 상승했다.은행별로 보면 A은행의 대기업 연체율은 0.4%로 2017년 3월(0.8%) 이후 최고치다. B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0.5%)은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고 C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조 125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 사태로 유가가 계속 오르면 시장금리가 올라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