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산업 주총 리뷰]① 독립할 수 없는 이사회…오너 지키는 '철옹성....
![[대원산업 주총 리뷰]① 독립할 수 없는 이사회…오너 지키는 '철옹성....](https://imgnews.pstatic.net/image/293/2026/03/31/0000081942_001_20260331164508689.jpg?type=w8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4일 14시 35분 넘버스 유료 사이트에 발행된 기사입니다.허재건 대원산업 회장. / 출처 = 안산상공회의소차량용 시트 제조사 대원산업이 이사회 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받지 않았음에도 선제적으로 이를 배제하면서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를 차단했다. 이사회에 독립성을 부여하지 않기 위해 힘쓰는 그림인데, 3세 승계나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등에서 제약받지 않으려는 속내로 풀이된다.소수주주는 이사 못 뽑는다지난 20일 열린 대원산업의 2026년도 정기 주주총회에선 VIP자산운용이 반대한 2025년 기말 배당(주당 250원, 총 50억원) 2인 이상의 이사 선임 시 집중투표제 배제를 포함해 회사측 의안이 모두 통과됐다.앞서 VIP운용은 이들 안건 상정 추진에 반발, 대원산업 이사회 대상 면담 요청과 주주 서한 등 공식·비공식 통로를 총동원해 반대를 표했다. 우호적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대원산업측이 이번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주총 표 대결까지 가게 됐다. VIP운용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최대주주측의 압도적 지분율(지난해 말 기준 62.95%)에 밀렸다. VIP운용이 보유한 대원산업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 2.99%다.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대원산업 이사회의 폐쇄성은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외형적으로는 5인 체제로 선진화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소액주주(작년 말 기준 지분율 26.5%)의 이사회 참여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다시피 했다.대원산업은 이번 주총을 통해 정관 제29조(이사의 선임)에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집중투표제는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주주들은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여러 명에게 분산 투표할 수 있다. 대원산업의 경우 최대주주측 지분율이 60%를 넘어 집중투표제가 막히면 소수주주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다. 이사회 전체가 대주주 측근들로만 채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사회 감사마저 대주주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선임한다면, 회사가 최대주주의 증여 및 승계 세금을 줄이기 위해 배당을 안 주고 현금을 쌓아두거나 관계사에 일감을 몰아 줘도 이를 제어할 수단이 없어진다.이사회 독립성 약화…'감시·견제' 기능도 미지수대원산업은 이번 이사·감사 선임으로도 철저히 대주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기조를 보여 줬다. 이사회의 독립적 견제, 감시 기능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대원산업의 이사회는 당초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이뤄진 4인 체제였다. 사내이사들 모두 회사의 사업부문별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로 다들 최소 4회 이상 연임했다. 특히 최대주주 허재건 회장(작년 말 기준 지분율 16.54%)의 연임 횟수는 10회에 이른다.사내이사 3명 중 2명(허재건 회장, 허재명 부회장)은 오너 일가로 이 중 허재명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양광직 사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40년 이상 재직해 온 김재덕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양 사장도 35년째 근속 중인 '충성맨'으로 통한다. 오너 일가의 이익을 대변할 공산이 높다.대원산업은 추가로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하며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40%(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로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사외이사 모두 '자문' 역할에 치중됐다. 대주주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기존의 허준열 사외이사는 현대차 품질강화추진위원을 겸직하는 만큼, 자동차 산업 분야 품질 강화 전문가로서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작년 9차례 개최한 이사회 중 허 이사가 전문성을 발휘할 만했던 안건은 '협력사 품질 개선 비용 지원 승인의 건'에 불과했다.신규 선임된 형진휘 사외이사는 클라스한결의 파트너 변호사다. 검사 출신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을 지냈던 역량을 살려 조세와 기업 형사, 공정 거래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들을 다수 맡아 왔다. 대원산업은 작년 세무 조사 이후 법인세 등 44억원을 추징 당했던 만큼, 세무 리스크 재발 방지 차원에서 형 사외이사를 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승계 과정에서 절세 등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감사 역량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 회사의 회계와 업무를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전문성과 독립성 모두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일단 대원산업은 감사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으며, 감사 교육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김흥걸 상근감사가 감사 업무를 총괄해 왔다. 김 감사는 작년 이익 배당 결정과 대표이사 중임, 내부회계관리제도 설계 및 운영 실태 평가 등 논란이 되는 건들을 포함한 이사회의 모든 안건이 가결되는 것을 용인했다.신규 선임된 우병일 감사의 경우 36년간 경찰청과 외교부(영사) 등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 전문 의약품 업체 제론셀베인의 상임 감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감사 이력은 이 뿐인 데다, 이종 산업 분야에서의 경험이라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원산업과 관련 있어 보이는 부분은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경력 정도다. 러시아는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6%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처다.'의도된' 지배구조 리스크VIP운용은 결국 대원산업이 이사회의 독립성 및 견제 기능 약화를 의도한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이는 높은 비중의 내부거래 문제, 승계 준비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대원산업 경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특수관계법인들과의 거래로 이들 회사에 연간 매출액의 60% 이상을 올려 주고 있으며, 그 규모는 1000억원 단위에 달한다. 또한 3세 허선호 부사장이 증여 및 승계받아야 할 지분이 한참 남은 만큼, 낮은 주가가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사회의 폐쇄성 심화는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디스카운트를 유발해 주가를 억누를 수 있는 요인이다. 결국 대원산업이 의도적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집중투표제 배제는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대원산업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낮은 데다 집중투표제를 요구한 주주가 없는데도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이어서 (집중투표제) 의무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집중투표제 배제는 소수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처사인 만큼, 자본시장에서는 실제 대원산업이 의결권 자문사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특히 지배구조 분야에서 최하위권 평가를 받을 가능성을 적잖게 점치고 있다.VIP운용 관계자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에 반대하는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고, 실제 서스틴베스트는 대원산업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르웨이국부펀드도 대원산업의 (집중투표제 배제)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며 "향후 기관투자자들의 ESG 평기에서도 이러한 내용들을 반영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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