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로봇’ 입어봤습니다…포도 곁순따기, 어깨 통증 없이 ‘거뜬...

팔 들면 힘 안 줘도 쑥 올라가 포도 알솎기·봉지씌우기 편리 1.9㎏ 그물망 조끼 통풍 잘돼 충남도농기원, 올해 65대 보급 시판가격 높아 부담 경감 ‘과제’임황선 충남 아산 숲고을농장 대표(오른쪽)와 기자가 입는(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착용한 채 포도 곁순 따기 작업을 하고 있다. 입는 로봇은 조끼 형태로 양팔 부분에 플라스틱 소재 지지대가 달렸다. 아산=박종혁 기자 “팔 한번 들어봐요. 힘 안 들여도 쑥 올라가죠?” 24일 오전 충남 아산시 도고면의 한 포도 시설하우스. 내부로 들어서자 농장주 임황선 숲고을농장 대표(73)가 검은색 조끼를 건넸다. 이 조끼는 입는(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다.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것으로 충남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일부 시·군농업기술센터와 농가 55곳에 이 제품을 모두 65대 보급했다. 임 대표도 보급 대상 농가 중 한곳이다. 조끼는 허리벨트를 먼저 몸에 조인 후 양팔을 지지대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입을 수 있었다. 조끼를 착용한 후 손을 허공에 들어 올리자 팔이 훅 따라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지지대가 팔을 스프링처럼 받쳐주는 것 같달까. 조끼 무게는 출근길에 메는 노트북 배낭 수준이었다. 중량을 묻자 1.9㎏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재질도 메시 소재여서 등에 땀이 덜 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하우스 내 포도는 ‘젤리팝’ ‘쥬얼머스캣’ 품종으로 알솎기(적과)와 봉지 씌우기를 마친 상태였다. 이날 주어진 일은 곁순 따기. 조끼를 착용한 채 흰 봉지가 씌워진 포도송이 사이로 들어갔다. 나무 높이는 170∼180㎝로 성인 남성 키만 했다. 160㎝인 기자는 나무 곁순에 손이 닿으려면 머리 위로 팔을 끝까지 뻗어야 했다. 곁순 하나를 떼면 곧바로 다른 곁순으로 손이 향했다. 15분가량 팔을 한번도 내리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는데도 어깨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이번엔 조끼를 벗고 같은 작업을 해봤다. 팔의 무게가 어깨로 고스란히 전해져 몇분도 버티기 힘들었다. 임 대표는 “포도농사는 꽃솎기(적화)·알솎기 등 팔을 계속 들고 작업할 때가 많아 농가 대다수가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조끼를 전달받은 건 올 5월 중순. 그는 “꽃솎기는 이미 끝나, 알 솎을 때부터 봉지 씌울 때까지 조끼를 입은 채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3㎡(600평) 기준 꽃솎기는 1주일, 알솎기는 7∼10일이 걸려 매년 5∼6월엔 어깨·손목·허리 보호대를 착용하고 일했는데 올해는 보호대를 쳐다도 안 볼 만큼 너무 편하게 일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궁금한 것은 조끼 가격. 얼마인지 모르겠다는 임 대표의 말을 뒤로하고 업계를 통해 알아봤다. 시중에 나온 유사 제품 소비자가격은 한개당 300만원선. 무척 높은 가격대였다. 착용해본 제품은 아직 시판 전이었다. 더 많은 농민이 쓰려면 가격 부담을 낮추는 게 관건일 듯했다. 김슬기 충남도농기원 농업안전팀장은 “과수농가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자 올해 도민참여예산으로 긴급하게 추진했다”면서 “효과를 검증한 뒤 내년엔 시범사업 정식 예산을 확보해 대상 농가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에 돌아와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12월 펴낸 ‘위 보기 작업에 따른 농업인 어깨 부담 경감 웨어러블 근력보조 장비 기술 활용’ 보고서를 찾아봤다. 농민 업무상 질병 가운데 근골격계 질환 비중은 무려 9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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