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5년 만에 올렸는데…손해율은 왜 더 나빠졌나

수리비·치료비 동반 상승…자동차보험 수익성 먹구름서울 세종대로 인근의 도로 모습. [사진 연합뉴스][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5년 만에 인상했지만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인상 효과보다 수리비와 보험금 지급액 증가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장마와 태풍 등 계절적 변수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는 손해율 관리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올해 1~5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단순 평균)은 84.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회사별로는 DB손해보험이 84.9%로 가장 높았으며 KB손해보험(84.8%), 삼성화재(84.7%), 현대해상(84.2%) 순이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80% 안팎으로 평가되는 데 85% 수준일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손보사들은 올해 초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대 인상했다.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된 것은 2021년 이후 이어진 인하 기조가 마무리된 뒤 사실상 5년 만이다.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보험료 인상 폭만으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손해액 증가를 상쇄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료는 1%대 인상에 그쳤지만 자동차 정비공임은 최근 4년 연속 상승했고, 첨단 운전자보조장치(ADAS) 확산으로 사고 1건당 수리비도 증가하는 추세여서다. 특히 ADAS와 각종 센서가 장착된 차량이 늘어나면서 범퍼나 사이드미러 등 단순 부품 교체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또 전기차가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비용 증가가 손해율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험료를 올리면 손해율 개선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수리비와 손해액 증가 속도가 가팔라 즉시 효과를 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1%대 인상만으로는 손해율 상승 압력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문제는 하반기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장마와 태풍, 집중호우, 폭설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는 하반기에 손해율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침수 차량 증가나 겨울철 빙판길 사고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변수로 꼽힌다.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손해율 관리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집중호우와 이상기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손보사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응 카드도 많지 않다. 올해 보험료를 이미 인상한 만큼 추가 인상 논의를 꺼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보험이 사실상 필수 보험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부담과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8주룰 시행 지연도 고민이다. 8주룰은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진단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업계는 장기 치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제도 도입이 늦어지면서 치료비 관리 효과도 함께 지연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수리비 상승에 치료비 부담까지 더해진 가운데 장마철 진입으로 사고 증가 가능성도 커지면서 자동차보험 수익성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정책적 성격이 강해 손해율이 악화됐다고 곧바로 보험료에 반영하기 어렵다”며 “당분간은 비용 관리와 손해율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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