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홈플러스…다가오는 ‘운명의 날’

법원, 30일까지 2000억원 자금 조달안 요구‘회생절차 폐지’ 열어놔…폐지 시 파산 수순직원 대규모 실직 우려…MBK-메리츠 공방만“정부가 나서 달라” 직원 등 1만여명 입장문서울 시내의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헤럴드 DB}[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 놓였다. 오는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라는 법원의 최후통첩이 나오면서다. 지난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 할인점으로 출범한 지 28년 만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는 지난 23일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와 주주, 노동조합, 근로자대표 등에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의견조회서를 발송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실행하기 위한 2000억원의 자금 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회생계획안을 관계인집회 심리·결의에 부치지 않기로 했다. 법원은 30일까지 홈플러스에 2000억원의 자금 조달 마련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 홈플러스는 기업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경우 홈플러스가 보유한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 과정이 시작된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재신청도 절차상 가능하지만, 자금 조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앞서 홈플러스는 2000억원의 DIP 금융을 통해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대출을 요청했으나, 메리츠는 절반인 1000억원에 대한 대출만 의결했다. 메리츠의 결정 배경에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과 현행법상 배임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가 대출을 의결한 1000억원은 MBK가 앞서 보증을 선 금액으로, 나머지 1000억원은 MBK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홈플러스와 MBK는 ‘메리츠 책임론’을 제기하며 2000억원의 DIP 대출을 압박해 왔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의견조회서 발송 이후인 24일에도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메리츠금융그룹은 파산 시 사경매를 통해 대출 원리금과 이자 1조5600억원을 1순위로 가장 먼저 회수하게 되어 1조8000억원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민들의 피눈물이 거대 금융사의 5000억원 수익으로 치환되는 이 비극적이고 불합리한 현실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 주시라”고 했다.반면 메리츠는 “14조원 자산가인 김병주 MBK 회장과 50조원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MBK가 왜 1000억원 보증을 못 하는지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가 사모펀드 제도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는 앞서 의결한 1000억원의 대출과 관련해서도 김 회장의 ‘개인 보증’을 계좌 인출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 회장의 개인 보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양측이 공방을 주고받는 사이 홈플러스 직원들은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 6월 임금은 지급되지 않았고, 퇴직 시 위로금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산 시 홈플러스가 추진했던 잔존사업부(대형마트·온라인·본사) 매각도 중단 절차를 밟게 된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홈플러스 직원 수는 4월 말 1만5398명까지 줄었다. 올해 1~4월에만 2588명이 퇴직했다.직원들은 연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개입을 호소 중이다. 홈플러스 직원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와 협력사 및 입점점주 등 1만1480명은 26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파산을 막기 위해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도 본사와 공동입장문을 내고 “회생연장을 통해 시간을 가지고 질서 있게 자산정리가 이뤄진다면 부채 변제는 물론 회생도 가능하다”며 정부 도움을 요청했다.홈플러스 직원들이 정부 개입을 요청하는 공동 입장문에 서명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