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반복된 파업의 역사…현대차 노사, AI·휴머노이드 시대 '시험대...

<디지털데일리>는 한 주간 국내 중후장대 산업에서 영향력이 큰 이슈를 선별해 집중 조명합니다. 헤비급이라는 이름처럼 시장과 산업 구조를 흔드는 무게감 있는 핵심 사건에 집중합니다. 한눈에 산업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헤비급 브리핑> 매주 일요일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2025년 9월3일 현대차 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파업 일정과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올해 현대차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은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상이 어떤 결과를 도출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내 생산기지 경쟁력과 노사 관계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현대차 노조는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노조 중 하나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계기로 설립된 이후 국내 노사관계 흐름을 이끌어온 상징적인 조직이다.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파업이 반복되면서 생산 차질과 경영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도 받아왔다.현대차 노조 역사는 파업과 맞닿아 있다. 노조는 1994년 첫 무분규 타결을 이뤘지만 이후에도 파업과 무분규를 반복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지만 이후 7년 연속 파업이 이어졌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역대 최장 6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갔지만 2025년 부분파업에 돌입하며 기록은 다시 깨졌다.파업은 실제 피해로 이어졌다. 2016년 노조 파업 당시 생산 차질 물량과 피해액은 각각 14만2000여대·약 3조1000억원에 달했다. 1차 협력업체 338개사 피해만 약 1조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도 약 7만6900여대 생산 차질과 1조6200억원 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지난해에는 단 16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지만 손실 규모는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2025년 9월3일부터 사흘간 총 16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업계는 약 7000대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한 대당 평균 매출액 약 4265만원을 적용한 수치다.국내 공장이 현대차 글로벌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생산 차질 영향은 더욱 크다. 지난해 현대차 국내 공장 생산량은 184만6837대로 글로벌 판매량 413만8180대의 45%를 차지했다. 수출 물량만 114만3941대에 달하는 만큼 국내 생산 차질이 국내 협력사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올해도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해 현대차는 2년 연속 파업 위기를 맞았다. 노조는 지난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한 데 이어 25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획득했다.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스팟. [사진=현대자동차·기아]이번 임단협은 임금·성과급을 넘어 미래 산업 전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둘러싼 교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생산 유연성 확보와 미래 제조 전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현대차는 미국 관세 정책을 비롯한 글로벌 보호무역 주의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생산거점 재편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까지 끌어올리며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전기차 캐즘(수요둔화)까지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비용·속도·품질 경쟁이 동시에 거세지면서 완성차 업계는 생산 효율을 높이고 공정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 기반 제조혁신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해외 생산 공정에 투입해 미래 시대에 대응할 예정이다. 아틀라스는 자재 운반부터 정밀 조립 작업까지 수행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만큼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인력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노조는 완전월급제와 AI 관련 고용·노동조건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합의 없는 아틀라스 국내 배치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아틀라스가 생산현장에 도입돼 근무 시간이 줄어들 경우 임금이 하락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완전 월급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노조 요구안에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2025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급 760%에서 800% 인상, 65세까지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주 4.5일제 도입, 신사업 유치와 공장 투자로 고용 보장 등이 포함됐다.한편 파업권 확보가 반드시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현대차 노사는 추가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며 막판 교섭에서 접점을 찾을 경우 파업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 2023년과 2024년에 파업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다만 2024년 당시 역대 최대 기본급·성과급을 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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