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력 승부처는 '배전기기'…HD현대일렉트릭, 청주에 116...

배전기기 중 중저압 차단기에 속하는 배선용차단기(MCCB) 자동 생산 라인 모습. [사진=HD현대일렉트릭][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전력기기 시장의 중심축도 변하고 있다.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초고압 변압기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실제 데이터센터 내부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전기기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AI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대규모 전력을 끊김 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배전변압기와 배전반, 중저압 차단기 등 배전기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전력은 크게 발전→송전→변전→배전의 단계를 거쳐 최종 수요처에 공급된다.배전기기는 발전소와 변전소를 거쳐 온 전기를 공장과 빌딩, 데이터센터 등 최종 수요처에 맞게 안정적으로 분배하는 핵심 설비이자 최종 실행 장치다. 전압을 사용 환경에 맞게 조정하고 과전류나 합선 등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고 확산을 막는 것은 물론 전력 흐름을 제어하고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역할도 수행한다.배전기기는 크게 배전반과 배전변압기, 중저압 차단기로 구성된다. 배전반은 전력을 각 설비로 분배하고 운전 상태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배전변압기는 고압 전력을 사용 환경에 맞는 저압으로 낮춰 공급한다. 중저압 차단기는 과전류나 합선 등 이상이 발생했을 때 전류를 즉시 차단해 설비와 전력 계통을 보호하는 핵심 장비다.발전소와 송전망이 충분한 전력을 생산·이송해도 마지막 단계인 배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다. 이에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배전기기의 전략적 가치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실제 AI 데이터센터에서 배전기기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초고압 송전망을 거쳐 데이터센터에 도착한 뒤 여러 단계에 걸쳐 전압을 낮추고 서버와 GPU 랙으로 분배된다. 이 과정에서 배전변압기와 배전반, 중저압 차단기 등 다양한 배전기기가 연속적으로 사용된다.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지난 25일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센터에는 초고압 변압기가 1~2대 정도 들어가지만 배전변압기는 통상 10~20대가 적용된다"며 "전력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고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만큼 배전기기 시장의 성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6월25일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HD현대일렉트릭]이러한 변화는 시장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 규모가 2025년 1202억9000만달러(약 185조원)에서 2034년 2032억3000만달러(약 312조원)로 확대되며 연평균 약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의 중심이 발전·송전에서 실제 수요처와 맞닿아 있는 배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이 같은 시장 흐름에 발맞춰 HD현대일렉트릭도 배전기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배전반과 배전변압기, 중저압 차단기 등 배전기기 핵심 제품군을 모두 갖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또 북미 시장에서 중저압 차단기 UL 인증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공급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특히 충북 청주시에 총 1161억원을 투자해 자재 입고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기까지 공정 전 과정을 자동화 중심으로 운영하는 배전캠퍼스를 2025년 구축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친환경 전력시장 확대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또 HD현대일렉트릭이 배전기기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그동안 실적을 견인해 온 초고압 변압기에 더해 배전기기를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육성해 AI 시대 장기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이창호 부사장은 "청주 배전캠퍼스 구축과 배전기기 분야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HD현대일렉트릭의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배전기기 매출 비중을 약 30% 수준까지 확대하면 전력기기 중심의 실적 구조를 보완하면서 회사의 안정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배전기기 부문은 꾸준히 성장해 왔고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가 더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HD현대일렉트릭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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