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것도 로봇이 한다고?…영화 속 미래형 공장, 청주에서 현실....
![[르포] 이것도 로봇이 한다고?…영화 속 미래형 공장, 청주에서 현실....](https://imgnews.pstatic.net/image/138/2026/06/28/0002232341_001_20260628140007038.jpg?type=w800)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조립부터 시험·물류까지 로봇이 담당…생산 라인 자동화율 최대 95%배선용차단기(MCCB) 자동 생산 라인. [사진=HD현대일렉트릭][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1층에는 20명, 2층에는 30명 정도밖에 없어요."지난 25일 찾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는 마치 영화 속 미래 공장을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었다. 배전캠퍼스 전체 약 2만5000평 중 6880평을 차지하는 중저압차단기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작업자는 약 50명 정도에 불과했다.사람의 빈 자리는 로봇이 채우고 있었다. 끊임없이 물류를 처리하는 거대한 금속 팔 같은 디팔레타이징 로봇과 이리저리 공장 내부를 쉴 새 없이 오가는 자율주행물류로봇 등 각자 맡은 일을 분주히 해내는 로봇들 사이로 사람은 오히려 드물게 눈에 띌 정도였다.생산 라인 전반은 사람의 손보다는 로봇과 자동화 설비, 그리고 이를 제어하는 데이터 흐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공장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고품질 전력 공급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배전캠퍼스 건설을 결정했다. 총 1161억원을 투입해 약 8만5420㎡(약 2만5000평)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2025년 11월 준공된 뒤 같은 해 12월 말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1단계 사업으로 조성된 중저압차단기 공장에서는 발전소와 산업 플랜트에 적용되는 기중차단기(ACB)와 진공차단기(VCB), 일반 주택과 빌딩에 쓰이는 배선용차단기(MCCB) 등 5만여종의 중저압차단기를 생산하고 있다.생산 라인 사이 자재를 운반 중인 자율주행물류로봇(AMR). [사진=HD현대일렉트릭]◆ 데이터가 지휘하는 생산 라인…사람 대신 로봇이 움직였다취재진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공장 2층의 통합 관제실이었다. 관제실 내부 중앙에 설치된 대형 대시보드에는 자재 입고부터 생산, 완제품 보관과 출하까지 전 공정이 실시간 데이터로 표시되고 있었다.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자재의 흐름은 물론 완제품 창고의 재고 현황과 국내외 출하 물량까지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관제실을 나와 '중저압차단기'라는 큰 간판이 붙어있는 생산 공장 1층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자재 창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백개의 팔레트 위에 '토트'라 불리는 자재 박스가 질서정연하게 적재된 모습은 마치 대형 택배 물류센터를 연상케 했다. 이곳에는 약 840개의 팔레트와 1만3000개의 토트가 있다고 한다. 약 7~8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자재가 보관돼 있는 셈이다.팔레트마다 부착된 QR코드 ID와 토트 정보는 모두 연동돼 있어서 작업자는 지게차로 팔레트를 스캐너에 올려놓는 역할만 수행하면 됐다. 기존에 사람이 일일이 분리했던 일을 자동화시킨 것이다. 이후 자재 정보 확인과 무게 측정도 스캐너가 사방으로 사진을 찍어 자동으로 처리했다.본격적으로 공장 안쪽 생산 라인으로 들어가자 토트를 옮기는 자율주행물류로봇(AMR)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바닥에 선을 따라 이동하는 기존 무인운반차(AGV)와 달리 AMR은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최적의 경로를 찾고 작업자나 장애물을 만나면 즉시 멈추거나 우회했다. 자재 이송을 담당하던 사람의 역할 상당 부분을 로봇이 대신하는 모습이었다.실제 청주 배전캠퍼스는 설계 단계부터 자동화 설비와 물류 시스템, 디지털 운영체계를 하나로 묶은 통합형 스마트 공장으로 지어진 곳이다. 1층 중압차단기 생산 라인의 자동화율은 약 65%, 2층 저압차단기 생산 라인 자동화율은 약 95%에 달한다.완성된 제품을 검사 중인 비전 검사 시스템. [사진=HD현대일렉트릭]이어 둘러본 ACB 생산 라인에서는 조립과 시험, 외관 검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작업자는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의 안내에 따라 필요한 부품만 담았고 이후 제품은 차단 성능과 내구성, 전류 시험을 차례로 거쳐 비전 검사 시스템으로 넘어갔다. 비전 검사 시스템을 통해 카메라가 여러 각도에서 제품을 촬영해 제품 사양과 일치 여부를 판독했다. 과거 작업자의 육안 검사를 대체한 것이다.바로 옆 VCB 생산 라인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쿵, 쿵' 소리가 공장을 울렸다. 조립을 마친 제품이 로봇을 통해 반복적인 온오프(On/Off) 동작 검증을 진행하는 과정이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등에 주로 적용되는 VCB는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약 200회 연속 온오프 동작 검증과 8만V(볼트) 내전압 시험을 거쳐야 비로소 출하 단계에 들어선다.물류 창고 내 자재와 완제품을 운반 중인 물류 셔틀 로봇. [사진=HD현대일렉트릭]◆ 포장만 사람 손으로…공장 끝까지 이어진 자동화생산 라인의 끝에는 완제품 창고가 자리 잡고 있었다. 천장 가까이 총 25단, 약 9m 높이의 완제품 창고 내부에는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하이키바' 로봇 10대와 1층에서 완제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미니키바' 로봇 20대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자동케이스처리로봇(ACR)과 연계된 이 물류 셔틀 로봇들이 보관과 입출고를 전적으로 수행하면서 창고 안에서 작업자가 직접 제품을 찾아 오가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작업자는 그저 물류 셔틀 로봇들이 전해주는 완제품을 포장하는 작업만 진행하고 있었다.완제품 창고를 지나자 VCB의 핵심 부품인 진공인터럽터(VI) 생산 라인이 이어졌다. VI는 배전반에서 합선이나 단락으로 이상 전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진공 상태에서 신속히 차단하는 핵심 부품이다. 취재진이 찾은 VI 시험 구역에서는 조립을 마친 VI의 진공 기밀도를 로봇이 확인하는 시험이 한창이었다.공장 관계자는 "청주 배전캠퍼스가 생기기 전에는 조립부터 시험, 포장까지 작업자 2~3명이 수작업으로 진행했지만 지금은 작업자 1명이 설비를 관리하는 수준으로 자동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찾은 2층 MCCB 생산 라인 역시 대부분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다관절 로봇이 조립을 하면 비전 검사 시스템이 제대로 조립했는지 카메라를 통해 상태를 확인했다. 또 시험 설비는 QR코드로 제품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과전류 시험을 진행했다. 포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과정이 사람의 손길이 필요 없이 자동화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를 통해 하루 최대 1500개의 MCCB를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중저압차단기 공장을 이끄는 김세용 HD현대일렉트릭 상무는 "안성과 울산, 부산에 흩어져 있던 거점들을 통합해 생산·설계·물류를 일원화하면서 양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뤄냈다"며 "특히 물류 자동화는 국내 경쟁사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부문으로 세계 각국의 고객들이 지금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를 찾아주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청주 배전캠퍼스를 통해 "생산 라인 자동화율은 23%, 장비 효율은 17% 개선됐고 기존 500만대였던 캐파(생산능력)가 850만대로 70% 늘었다"며 "향후 2030년까지 1300만대 캐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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