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질주에 웃었다…반년 만에 뒤집힌 시총 톱10

코스피 시총 톱10 절반이 ‘삼성’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는 등 ‘반도체 랠리’가 코스피 시가총액 지형까지 뒤흔들었다. 반도체주 질주에 힘입어 삼성 계열사들이 시총 상위권으로 대거 올라섰고, 증시를 이끌던 방산·원전·조선주는 순위가 밀려나는 등 불과 반년 만에 상위 10개 종목의 판도가 크게 달라졌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삼성전자우를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연초와 같은 순위를 유지한 종목은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현대차(5위)뿐이었다. 나머지 7개 종목은 순위가 바뀌거나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현재 코스피 시총 상위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기, 현대차, 삼성생명, 삼성물산,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 순으로 재편됐다. 올초와 비교하면 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기아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삼성전기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HD현대중공업은 10위권을 유지했지만 순위는 하락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삼성그룹주의 약진이다. 연초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곳뿐이었지만 현재는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총 5개 종목으로 늘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을 삼성 계열사가 차지하게 된 셈이다.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삼성전자 기업가치 상승이 계열사들의 보유 지분 가치 재평가로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주주환원 확대 등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기대도 주가를 뒷받침했다.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은 각각 삼성전자 지분 5.0%, 8.51%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도 19.34%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 기업가치 상승의 간접적인 수혜까지 기대된다는 평가다.SK그룹도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힘입어 존재감을 키웠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며 시장의 상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점이 부각되며 수혜를 입었고, 연초 7위에서 현재 3위까지 뛰어올랐다. 지주사 SK도 최근 한때 시총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그룹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됐다.반면 올해 상승장을 주도했던 조선·방산·원전주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연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는 반도체 쏠림 현상 속에서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HD현대중공업은 10위권에는 남았지만, 연초 6위에서 10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기아 역시 자동차 업종의 주가 상승세 둔화로 순위가 13위로 내려갔다.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도 순위가 하락했다. 연초 시총 3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8위로 내려앉았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배터리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주가 회복이 더딘 영향으로 분석된다.증권가에서는 이번 시가총액 순위 변화가 단순한 종목 교체를 넘어 국내 증시의 주도축이 반도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로 평가한다. 다만 특정 업종과 그룹으로 시가총액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 매매가 정착 중인 가운데 AI라는 시대정신이 저물기까지 주식에 대한 개인 관심은 높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쏠림 형성뿐만 아니라 해소 과정에서도 급등락을 반복하는 훨씬 격렬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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