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창고도 돈을 번다?…ESS의 '두뇌' EMO가 뭐길래

[테크따라잡기]전기 '저장'에서 '거래'까지…진화하는 ESS전기에도 가장 비싸게 팔 '타이밍' 있다EMO가 여는 '배터리 운영' 최적화 시대냉장고는 음식을 보관합니다. 창고는 물건을 쌓아두고요. 그렇다면 배터리는 어떨까요. 대부분은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역할이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언제 전기를 저장하고, 언제 꺼내 팔아야 가장 돈이 되는지까지 계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변화의 중심에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저장장치)가 있습니다. 태양광·풍력 발전이 늘고 AI 데이터센터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이 급증하면서 ESS는 단순 '전기 창고'를 넘어 새로운 수익을 만드는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뉴스룸을 참고했어요.ESS 운영의 새 공식LG에너지솔루션 EMO 구조./자료=LG에너지솔루션ESS는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다시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태양광 발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햇빛이 강한 낮에는 전기를 많이 만들지만 밤에는 발전이 멈춥니다. 풍력도 바람이 불어야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ESS는 이렇게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에 다시 공급해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덕분에 병원이나 데이터센터처럼 정전이 허용되지 않는 시설에서는 비상 전원 역할을 하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간에는 저장해둔 전기를 공급해 전력망 부담도 덜어줍니다.ESS는 크게 △배터리 △BMS(배터리관리시스템) △PCS(전력변환장치) △EMS(에너지관리시스템) 등으로 구성됩니다. 배터리가 전기를 담는 창고라면 BMS는 배터리 건강을 관리하고, PCS는 전기를 변환하며, EMS는 충전과 방전을 관리하는 운영자 역할을 맡습니다.최근 ESS의 역할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필요할 때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언제 충전하고 언제 방전해야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지까지 판단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기술이 바로 'EMO(Energy Market Optimizer·에너지 시장 최적화 솔루션)'입니다. EMO는 배터리 상태는 물론 전력시장 가격과 수요까지 함께 분석해 ESS의 최적 운영 전략을 제시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쉽게 말해 EMS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ESS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운영자'라면, EMO는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결정하는 '두뇌'에 가깝습니다.ESS 배터리에 전기가 남아 있다고 해서 이를 모두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배터리 수명·온도· 충전 상태는 물론 전력시장 가격과 고객의 운영 조건까지 모두 고려해야 실제 판매 가능한 전기량을 알 수 있습니다.전력시장에서는 계약한 만큼의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페널티가 부과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판매할 수 있었던 전기를 놓쳐 수익 기회를 잃게 됩니다.수익을 만드는 알고리즘DME 도출 프로세스./자료=LG에너지솔루션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DME(Dynamic Marketable Energy·판매 가능 에너지)입니다. 말 그대로 ESS에 저장된 전기 가운데 실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전기량을 뜻합니다. EMO의 핵심 역할도 바로 이 DME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에 있습니다.그런데 이 계산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전기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배터리 잔량이 50% 남았다고 해서 남은 주행거리도 정확히 절반인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 특성과 주행 환경에 따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ESS도 마찬가지입니다. 충전량만으로는 실제 판매 가능한 전기량을 알 수 없습니다. 전압과 온도, 충·방전 효율, 배터리 노화 정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계속 달라집니다. 여기에 PCS 효율과 외부 기온·습도, 전력망 상황, 고객의 운영 계획까지 함께 반영해야 합니다.결국 DME를 계산하는 일은 배터리 기술·전기공학·AI 알고리즘·전력시장 분석이 모두 결합된 고차원적인 작업인 셈입니다.그렇다면 EMO는 어떻게 ESS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일까요? LG에너지솔루션의 EMO는 크게 △DME(판매 가능 에너지) 추정 △퇴화 예측 △예지보전 △불균형(Imbalance) 분석 등 4가지 핵심 기술로 구성됩니다.먼저 DME 추정은 배터리 상태를 분석해 실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전기량을 계산하는 기술입니다. 퇴화 예측은 배터리가 앞으로 얼마나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리 예측해 장기적인 운영 전략을 세우고, 예지보전은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시스템 중단과 안전사고를 줄여줍니다. 여기에 셀과 랙 사이의 성능 차이를 분석해 가용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불균형 분석까지 더해져 ESS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계산하느냐입니다. 특히 ESS에 많이 쓰이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충전량이 변해도 전압 변화가 크지 않아 잔량을 정확하게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특성에 맞춘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해 실제 판매 가능한 에너지(DME)를 더욱 정밀하게 계산하고 있습니다.ESS 산업도 이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배터리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 그 배터리를 얼마나 똑똑하게 운영해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ESS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향후 배터리 성능만큼이나 운영 기술이 ESS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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