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맞은 코스닥…외형 성장에도 ‘코스피 양극화’에 위상 흔들

올해 코스피 9000선 돌파하며 랠리 펼칠 때 코스닥은 오히려 8% 하락이익 격차 70배·500조원 ETF 쏠림에 개미들도 10조원 던지고 탈출내달 1일부터 부실 동전주 퇴출…하반기 승강제 도입 등 체질 개선 사활코스닥과 기업(PG). [연합뉴스]코스닥 시장이 출범 30주년을 맞았지만, 성과와 달리 위상은 오히려 흔들리고 있다.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는 크게 성장했으나 지수는 여전히 출발선 수준에 머물러 있고, 올해는 코스피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시가총액 비중이 2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반도체 업황 호조와 ETF 중심의 수급 쏠림은 코스피 대형주로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면 코스닥은 실적 격차와 개인 투자자 이탈, 우량 기업의 이전 상장 등이 겹치며 구조적 부진에 직면한 상황이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26일 4.10%(36.44p) 하락한 851.37로 마감해 올해 들어 약 8%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는 반도체 업종 강세 등에 힘입어 역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며 양 시장 간 흐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이로 인해 국내 양대 증시 시가총액에서 코스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5일 6.39%까지 하락하며 1999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코스닥의 30년은 한국 자본시장의 변화와 궤를 같이해왔다. 1996년 7월1일 출범 이후 2000년 IT·벤처 붐을 타고 사상 최고치인 2834.40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큰 변동성을 반복했다.업종 주도권도 금융, 통신, 인터넷, 바이오, 플랫폼을 거쳐 현재는 이차전지, 바이오, AI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 시가총액은 출범 초기 대비 약 66배 증가한 약 479조원 규모로 확대됐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40억원 수준에서 13조7340억원으로 급증하며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그러나 질적 측면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가장 큰 원인은 코스피와의 극심한 실적 격차다. 올해 기준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약 727조원인 반면 코스닥은 약 10조원 수준으로, 양 시장의 이익 격차가 무려 70배에 달한다.여기에 퇴직연금 수급을 흡수하며 500조원 규모로 성장한 ETF 시장이 코스피 대형주와 레버리지 상품 위주로 지형을 바꾸면서 코스닥의 수급 기반은 더욱 약화됐다.인 투자자 이탈도 두드러진다. 과거 90%에 달했던 코스닥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최근 60%대로 낮아졌고,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약 10조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 자금은 상당 부분 코스피 대형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우량 기업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네이버, 카카오에 이어 알테오젠까지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하면서 코스닥의 성장 기반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시장 체질 개선을 골자로 한 ‘코스닥 대개조’에 나서고 있다. 당장 내달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며 부실 기업 정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또한 상장사를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등 단계별 세그먼트로 구분하는 ‘코스닥 승강제’ 도입도 하반기 구체화될 예정이다.증권가는 하반기 코스닥이 실적과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 기대와 제도 개편이 맞물릴 경우 수급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닥 시장은 실적과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소부장 중심의 이익 개선이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세그먼트 분리 정책은 투자자 관심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융당국이 코스닥 승강제 도입 등을 추진 중인 가운데 과거에는 코스피 이전이 성장 기업의 자연스러운 선택지였다면, 현재는 코스닥 내에서도 대표기업으로서 기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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