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나와라"…노란봉투법 후폭풍에 산업현장 긴장

부분 파업에 들어간 카카오 노조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본격화되면서 산업 현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 범위' 확대를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한 가운데, 하청노조의 교섭 신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올 여름 노동계 투쟁이 예년보다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진짜 사장 나와" 교섭 요구 본격28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 3월 10일부터 지금까지 대구경북에서 85개 하청노조가 34개 원청에 교섭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실제 원청 교섭으로 넘어간 사례는 한동대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고, 포스코의 경우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인정되면서 향후 원청 교섭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1천161개 하청노조가 439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역 제조업계에서는 협력업체 노사 문제가 원청의 교섭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하청업체 내부에서 다뤄졌던 임금·근로조건 문제가 원청과의 교섭 의제로 확대될 경우, 교섭 구조가 복잡해지고 사업장별 갈등이 연쇄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제조업 현장에서는 원청의 책임 범위와 교섭 대상,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둘러싼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실제 지역 노동 분쟁 관련 지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접수 건수는 지난해 5월 19건에서 올해 5월 30건으로 늘어 57.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원청 교섭 요구와 맞물려 하투 국면에서 조정 신청과 쟁의행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경영계와 전문가들은 원청 사용자성 확대가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행 구조를 그대로 둘 경우 원·하청 간 책임 범위가 불명확해지고, 기업 간 거래관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역대급 하투 현실화되나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첫 여름을 맞은 산업 현장은 노사가 정면으로 맞붙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청 교섭 요구가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또 실제 쟁의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가 올해 노사관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실제 파업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날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원청교섭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플랜트노조는 오는 29일 찬성률을 공개하고 다음 달 1일 기자회견에서 교섭에 나서지 않는 원청기업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투쟁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포스코, 에쓰오일, 고려아연, SK에너지 등 발주사 4곳과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한 종합건설사 10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이밖에 한화오션 하청업체 노조도 사측이 중노위로부터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후에도 교섭장에 나오지 않는다며 쟁의행위를 예고했다.또 금속노조는 지난 24일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제철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와의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원청과 하청의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섭 요구가 급증하면 현장 혼란은 불가피하다"며 "하투를 앞두고 제조업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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