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0배…투기판된 해외 코인거래소

[규제공백에 자금유출 우려]바이낸스·바이비트·쿠코인 등한국 주식기반 선물 잇단 상장일주일 만에 수조 뭉칫돈 몰려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가능성바이낸스 로고. 바이낸스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코스피에 최대 150배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선물 상품을 상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두고 과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해외 코인거래소에서 초고위험 상품이 24시간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데다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코루(KORU)’에 최대 20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무기한 선물 ‘코루유에스디티(KORUUSDT)’를 상장했다. 바이낸스는 26일 최대 레버리지 배수를 50배까지 높였다. 무기한 선물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에 투자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KORU가 이미 코스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만큼 여기에 최대 50배 레버리지가 더해지면 코스피 대비 최대 150배 수준의 수익이 가능하다. 코스피가 1%만 상승해도 최대 150%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조금만 하락해도 원금을 모두 잃게 된다.바이낸스는 최근 한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을 줄지어 출시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에 각 20배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삼성유에스디티(SAMSUNGUSDT)’ ‘SK하이닉스유에스디티(SKHYNIXUSDT)’ ‘현대유에스디티(HYUNDAIUSDT)’를 상장했다. 현재 SAMSUNGUSDT와 SKHYNIXUSDT는 최대 레버리지 배수가 50배다.다른 거래소들도 뒤따르고 있다. 바이낸스에 이어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비트와 쿠코인도 이달 KORUUSDT 무기한 선물 상품을 상장하고 최대 20배 레버리지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이렇다 보니 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KORUUSDT는 거래 지원이 시작된 22일부터 26일까지 7억 5440만 달러(약 1조 1604억 원)가 거래됐다. SKHYNIXUSDT의 누적 거래액은 출시 이후 26일까지 64억 2130만 달러로 10조 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HYUNDAIUSDT와 SAMSUNGUSDT 거래액은 각각 4억 7358만 달러, 5283만 달러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상당 부분이 국내 투자자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국내 투자자들은 별다른 제한 없이 이들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구매한 뒤 이를 바이낸스로 보내 거래할 수 있다. 거래는 24시간 연중무휴다.시장에서는 국내 투자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국부유출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하려는 수요가 국외로 향하고 이 과정에서 해외 사업자가 거래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해외 거래를 통한 탈세 가능성도 있다.이 때문에 과도한 해외 파생상품 거래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주요국은 바이낸스 같은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다 엄격한 접근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자국민의 바이낸스 닷컴 가입 자체를 막아두고 바이낸스US, 바이낸스재팬 등 별도 법인을 이용하게 한다.국내와의 규제 격차도 크다. 국내에서 레버리지 ETF·ETN(상장지수증권)에 투자하려는 일반 개인투자자는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기본예탁금 1000만 원을 예치해야 한다. 반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는 국내 금융당국의 직접 감독 범위 밖에 있어 같은 수준의 투자자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낸스의 무기한 선물은 실제로 국내 주식을 사고팔지 않지만 참가자들끼리 제로섬 게임처럼 운영되는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비자 보호를 받을 수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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