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150배 도박판’ 벌인 바이낸스… 당국은 사각지대 방치

바이낸스, 韓 주식 선물 잇단 상장SK하이닉스에만 10조원 몰려‘24시간 거래’에 국부 유출 심화 (연합뉴스)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코스피에 최대 150배의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고위험 파생상품을 출시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규제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국부 유출과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2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미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KORU)를 활용해 각각 20배와 50배의 레버리지를 추가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코스피 변동성에 최대 150배까지 베팅이 가능해졌다.지난 2일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에 각 20배씩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SAMSUNGUSDT’ ‘SKHYNIXUSDT’ ‘HYUNDAIUSDT’를 일제히 상장했다. 현재는 SAMSUNGUSDT와 SKHYNIXUSDT 최대 레버리지 배수를 50배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별도의 투자 제한이 없다 보니 이미 수조원의 뭉칫돈이 몰린 상태다. 원화 입출금 계좌만 있다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사서 바이낸스로 보내 거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접근이 쉽다는 점을 들어 전체 거래 대금의 상당수가 국내 투자자 자금일 것으로 추정한다.글로벌 차트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코스피 연동 선물 상품 거래량은 거래지원이 시작된 22일부터 26일까지 7억5440만달러(약 1조1586억원)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선물 상품 누적 거래액은 지난 2~26일 64억2130만달러(약 9조8618억원)에 달해 10조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삼성전자 선물 상품은 각각 4억7358만달러(약 7273억원), 5283만달러(약 811억원)어치 거래됐다. KORUUSDT 주문 화면. 바이낸스 화면 캡처. (연합뉴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부 유출 문제를 제기한다. 바이낸스가 국내 투자자로부터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 머물러야 할 유동성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치명적인 금융사고가 터져도 치외법권에 속해 소비자 보호 안전망이 전무하다.이 때문에 미국, 일본, 영국 등은 자국민의 바이낸스 가입을 원천 차단했다. 반면 국내선 사전 교육이 필수인 2배 레버리지 규제가 무색하게 금융위 인가도 받지 않은 상품이 제한 없이 거래되고 있다. 투자에 쓰이는 테더(USDT) 역시 외국환거래법 규율을 받지 않는다.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휴일 없이 24시간 돌아가는 바이낸스에서 야간이나 휴일에 국내 주식 관련 상품 가격이 이상 급등락할 경우 다음 날 국내 시장 변동성도 키울 수 있다.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낸스 유동성이 말라붙고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 국내 주식 파생상품이 갑자기 폭락하면 다음 날 우리 증시가 개장할 때도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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