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큰 코’ 다쳤다…넷마블·네오위즈는 ‘손절’·코스닥...

미리캔버스가 그린 일러스트.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과 재무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가격 하락이 깊어지자 보유자산 가치 하락과 처분손실, 유동성 압박이 동시에 부각되는 모습이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는 ‘한국형 스트래티지’를 표방하며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내세웠지만, 주가와 시가총액이 밀리면서 상장폐지 리스크까지 커지고 있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1분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카이아(KAIA) 등 13종의 가상자산을 대량 매각했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각각 37.50개, 164.19개 처분하면서 1분기 말 보유량은 각각 0.01개, 0.49개로 줄었다. 사실상 주요 가상자산 보유분을 대부분 정리한 셈이다.처분 과정에서는 손실도 컸다. 넷마블은 비트코인, 테더, 카이아 등 가상자산 처분 과정에서 1분기 약 39억원의 처분손실을 냈고, 일부 처분이익을 반영해도 순손실은 약 37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오위즈도 같은 기간 비트코인 16개와 이더리움 169개를 매각하며 약 6억7000만원의 가상자산 처분 순손실을 기록했다.게임사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가상자산 보유분을 줄이는 사이, 비트코인 비축을 전면에 내세운 코스닥 상장사들은 더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투자 스토리가 약해진 데다 주가와 시가총액까지 밀리면서 상장폐지 기준 강화의 영향권에 들어섰기 때문이다.코스닥 상장사 비트맥스의 시가총액은 131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소가 오는 7월 1일부터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하는 만큼 상장폐지 리스크가 커진 상태다. 비트맥스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2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최근 무상감자와 전환사채(CB) 발행도 이어졌다.다른 가상자산 관련 상장사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후 파라택시스이더리움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퍼코퍼레이션도 주가 1891원, 시가총액 206억원 수준에서 액면병합에 나서는 한편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20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비트코인 비축 기업의 위기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있다. 상승장에서는 비트코인 보유가 기업가치 제고 전략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가격이 반토막 수준으로 밀리자 같은 전략은 곧바로 재무 부담으로 돌아왔다.문제는 이 같은 자금조달이 기존 주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유상증자는 지분 희석을, CB는 향후 주식 전환에 따른 오버행 우려를 키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는 가상자산 비축 전략이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평가손실과 유동성 압박, 주주가치 희석 논란이 동시에 부각될 수 있다.가상자산 비축 전략의 원조로 꼽히는 스트래티지도 최근 시장의 시험대에 올랐다. 스트래티지는 우선주 스트레치(STRC)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32개의 비트코인을 약 250만달러에 매도했다. 여기에 STRC 우선주 가격이 액면가를 밑돌면서 추가 비트코인 매입 여력에도 의문이 커졌다. 원조 모델조차 하락장에서는 보유자산 가치와 조달 능력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장을 계기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가상자산을 사서 보유하거나 가격 하락 시 처분하는 방식만으로는 변동성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깊어진 하락장 속에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가상자산부터 처분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가상자산을 계속 비축하거나 낮아진 가격에 매도하는 것 외에는 하락장에서 달리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비축 전략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면서 주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모양새라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가상자산 매수 전략만으로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가 단순히 ‘사서 묻어두는’ 단계에 머무르기보다는 법인 투자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하락장에서도 실현 가능한 다양한 운용 상품이 나와야 기업들도 리스크를 통제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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