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확대에…중견 건설사도 화색

[세부공정·지원시설 잇따라 수주]아이에스동서, PC벽체 시공 따내동부건설, 기숙사 등 복리시설 조성HL디앤아이한라는 변전소 공사실적 쌓으면 추가 수주에도 유리비주택 포트폴리오 확대 통로로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확대 효과가 삼성물산·SK에코플랜트 등 대형 계열 건설사에 그치지 않고 중견 건설사로도 확산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팹 본공사와 핵심 생산시설을 맡는 가운데 일부 공정이 하도급 형태로 내려가거나 전력 인프라·기숙사·복리시설 등 캠퍼스 주변 시설 공사가 별도 발주되며 중견사들의 수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택 경기 둔화로 민간 건축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일감이 중견 건설사들의 비주택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SK에코플랜트와 SK하이닉스 청주 P&T7 신축 프로젝트와 관련해 635억1000만 원 규모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청주 P&T7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대응을 위해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부지에 짓는 패키지·테스트 공장이다. 주 시공은 SK에코플랜트가 맡았고, 아이에스동서는 이 중 PC벽체 시공 공정에 대해 하도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가 SK에코플랜트의 대형 수주를 거쳐 중견 건설사의 일부 공정 수주로 이어진 셈이다.아이에스동서의 반도체 관련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아이에스동서는 SK에코플랜트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OBL PC공사2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662억 원 규모다. 이 공사는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보조설비를 PC공법으로 짓는 내용이다. PC공법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현장 공기를 줄이고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 관리가 중요한 반도체 공장 공사에서 PC공법과 OSC공법을 보유한 중견 건설사의 역할이 커지는 배경이다. OSC공법은 미리 생산된 건축 자재를 공사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짓는 방식을 말한다.하도급이 아닌 원도급 형태로 반도체 캠퍼스 지원시설을 따낸 사례도 있다. 동부건설은 SK하이닉스가 발주한 용인캠퍼스 상생시설 신축공사를 약 1924억 원에 수주했다. 공사는 연면적 17만1339㎡ 지상 10층 규모로 조성된다. 지상층에는 1400실 규모의 기숙사가 들어서고, 지하층에는 주차장과 어린이집, 음식점 등 복리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생산시설 본동은 아니지만 대규모 반도체 캠퍼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시설이라는 점에서 반도체 투자 확대의 간접 수혜 사례로 꼽힌다.동부건설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캠퍼스의 지원시설 공사에서 꾸준히 실적을 쌓고 있다. 2023년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프로젝트를 준공한 데 이어 SK하이닉스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공사도 수주했다. 반도체 생산시설 주변에 필요한 지원관과 부속동, 복리시설 공사를 반복적으로 확보하며 산업시설 분야 실적을 쌓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군 시설과 교육·연구·의료시설 등 비주택 건축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동부건설은 반도체 지원시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는 중견 건설사가 맡은 전력 인프라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삼성전자와 직접 계약한 평택 345킬로볼트(kV) 변전소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계약금액은 1428억9000만 원 수준으로, 공사 기간은 올해 8월까지다. 삼성물산이 평택 P5 팹 건축공사 등 대형 물량을 맡는 가운데 캠퍼스 확장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 공사에서도 중견 건설사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반도체 투자가 중견 건설사 일감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생산시설 건설 과정에서 파생되는 공사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대규모 팹을 가동하려면 전력·용수·폐수처리·데이터센터·물류·숙소·복리시설이 함께 조성돼야 한다. 공사 규모와 공정이 워낙 방대한 만큼 계열 건설사가 전체 사업을 주도하더라도 세부 공정과 지원시설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협력사와 중견 건설사의 참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SK에코플랜트가 맡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단계에도 팹 1기 일부와 함께 중앙유틸리티시설(CUB), 폐수처리장, 데이터센터 등 지원시설이 포함돼 있다. 청주 P&T7 역시 총 19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대형 프로젝트로, 생산시설 건설 과정에서 공정·자재·협력사 물량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업계에서는 반도체 투자의 낙수효과가 중견 건설사로 넓어지면서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주택 경기 둔화로 중견 건설사들의 산업시설 수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공사는 공기와 품질 관리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관련 실적을 쌓은 업체들이 향후 추가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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