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기기 생산에 로봇 투입 … 납기 확 줄여

HD현대일렉 청주공장 르포세계 AI데이터센터 골드러시안정적 전기배분 중요해져생산납기 美기업 절반 수준다품종 소량생산 자동화로로봇공정 대폭늘려 대응해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의 자동화 시스템이 완성품을 검사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 캠퍼스. 지난 25일 찾은 이곳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작업자들 모습에 인공지능(AI)발 전력 기반 설비 호황이 피부로 느껴졌다. 데이터센터 전력 계통에서 합선 사고 등에 대응하는 38㎸급 진공차단기(VCB) 제조 공정은 압권이었다. 8만V 전압에서 1분간 목표 성능을 검증하는 동안 작업자들은 '전기 끓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배전사업본부장)은 "현재 데이터센터 시장은 서부 개척 시대의 '골드러시'처럼 빠르게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는 분위기"라며 "특히 전력 공급 병목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관련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전기기 수요도 같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HD현대일렉트릭이 지난해 11월 준공한 청주 배전 캠퍼스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발 배전기기 수요 폭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속도전'에 나서면서 초고압 변압기는 물론 차단기를 비롯한 배전기기도 대규모 주문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조795억원의 매출 가운데 70%가량을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기기 부문에서 거뒀다. 차단기 등 배전기기 부문은 16%, 회전기기 부문이 1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10% 미만이었지만 올해 15~20% 정도로 증대할 전망"이라며 "배전기기 부문은 수주는 올해, 매출로는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배전기기는 발전소에서 송전망을 통해 전달된 전기를 산업 시설이나 가정 등 최종 수요처에 안정적으로 분배하는 설비다. 배전반과 배전 변압기, 차단기 등이 포함되며 합선 등 사고 상황에서 기기를 보호하는 역할도 맡는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 초고압 변압기가 1~2대 들어갈 때 전력 분산을 위한 배전급 변압기는 10~20대, 분전반은 100~400대 배치되는 등 '트리 구조'로 폭넓게 사용한다.HD현대일렉트릭의 배전사업 전략은 납기 경쟁력이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용 고사양 제품인 38㎸ VCB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1년 이상 납기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사는 이 제품에 대해 절반 수준의 납기를 제시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성사했다"고 말했다.총 8만5420㎡(약 2만5000평) 규모의 청주 배전 캠퍼스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한 자동화 공정으로 이러한 납기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기존에 안성과 울산, 부산 등에 흩어졌던 생산, 설계, 물류를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된 중저압 차단기 신공장에는 총 1151억원이 투자돼 5만개가 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실제 공장에서는 로봇과 작업자들이 동시에 일하는 모습이 쉽게 보였다. HD현대일렉트릭은 2개 층으로 이뤄진 신공장에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 12대와 '자동 케이스 처리 로봇(ACR)' 10대, '물류 셔틀' 20대를 투입해 창고 내 층간 이동은 '자동화 수직 이송 시스템', 생산 라인 이송은 AMR이 담당하고 있다.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은 생산 계획의 정확도를 높여 자재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생산 효율 전반을 끌어올렸다. 이 부사장은 "신공장 이전으로 연간 생산 능력이 850만대로 70% 늘었다"며 "장비 효율을 공장 운영 첫해에 75%까지 높였다. 이를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높여 경쟁사와 차별화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청주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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