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퍼스트 인 클래스’ 있다”…글로벌 빅파마, K-바이오 집중....

행사 첫 ‘코리아 라이징’ 세션 개최…빅파마·투자사 등 패널 참여베링거인겔하임 “한국 자산서 딜 6건 확보…BD 인력 상주 배치 완료”파이프라인 규모 세계 3위 위상 속 자본 한계 및 M&A 활성화는 과제23일(현지시간)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코리아 라이징(Korea Rising): 아시아 넥스트 이노베이션 허브에 늦지 마라’ 세션. 샌디에이고=최은지 기자.[헤럴드경제(샌디에이고)=최은지 기자] “한국에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한국의 혁신 기술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한국에 ‘퍼스트 인 클래스(혁신신약)’가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23일(현지시간) 올해 처음으로 개설된 ‘코리아 라이징(Korea Rising): 아시아 넥스트 이노베이션 허브에 늦지 마라’ 세션이 개최됐다. 바이오센추리와 미국 바이오협회(BIO)가 공동 주최한 이번 세션에는 글로벌 빅파마와 투자사,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이 패널로 참석해 아시아의 새로운 혁신 거점으로 부상한 한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을 집중 진단했다.특히 글로벌 빅파마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사업개발(BD) 책임자 스콧 마셜의 발언이 이목을 끌었다. 마셜 책임자는 “10년 전부터 한국에 우수한 혁신 기술이 존재함을 인지해 왔으며, 현재까지 한국 바이오텍의 자산에서 총 6건의 거래를 확보했고 이 중 4건이 라이선싱 계약”이라고 밝혔다.이어 “초기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으나 계약이 누적되면서 한국 시장의 독보적인 역량을 확신하게 됐다”며 “현재는 현지 BD 인력을 한국에 상주 배치해 모든 치료 영역을 검토 중이며, 우리가 찾는 퍼스트인클래스 물질을 한국에서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국 바이오 산업의 정량적 지표와 위상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본부장은 “올해 1분기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바이오텍 파이프라인 규모 3위를 기록했으며, 인구 1인당 기준으로는 세계 1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황 본부장은 “최근 2~3년 사이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에 전담 BD 팀을 전면 배치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한국 바이오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15억6000만달러 규모의 국가성장펀드가 조성됐으나, 국내 3000여개 파이프라인을 온전히 지원하기에는 자본의 절대량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생산 인프라 측면에서는 제조 허브로서의 신속성이 강점으로 제시됐다.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지원담당 부사장은 “선진화된 인프라와 효율적인 건설 환경, 정부의 유기적 지원을 바탕으로 업계 평균 대비 40% 빠른 속도로 생산 시설을 구축해왔다”며 “착공부터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가동까지 24개월 이내에 완료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4월 완료한 미국 록빌 공장 인수를 통해 글로벌 이중 공급 체계를 구축했음을 밝히는 한편, 일라이 릴리와 공동으로 송도 바이오캠퍼스 내에 최대 30개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개방형 혁신 실험실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글로벌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의 실전 성과와 생존 전략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GSK와의 대형 딜 사례를 언급하며 “알파시누클레인 표적 이중항체에 IGF-1R을 뇌혈관장벽(BBB) 셔틀로 활용한 기술로 계약금 7500만달러에 이어 16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추가 수령했다”며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는 BBB 통과 개념증명(POC) 데이터를 정밀하게 제시하는 것이 계약의 관건”이라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향후 한국 바이오가 로연티 수익 단계로 진입해야 하며, 자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자회사를 설립해 현지 자본을 유치하고 임상을 진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전통 제약사의 체질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재준 일동제약 대표는 “한국은 중국 등과 비교해 내수 시장과 자금, 인재 풀의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출 중심 구조로의 전환과 오픈 이노베이션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며, 한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연성(flexible), 민첩성(nimble), 기민함(agile)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일동제약은 현재 2031년 론칭을 목표로 GLP-1 프로그램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패널들은 한국 바이오 생태계의 지속 성장을 위해 자본 유입 다각화와 매각(M&A) 시장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국찬우 KB인베스트먼트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한국 바이오텍의 초기 과학적 역량은 세계적 수준이나, 기업 구조가 단일화되어 있고 기업공개(IPO) 이외의 회수 전략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며 “미국 자본을 효과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현지 법인 설립 등 구조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본부장 역시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텍 간의 M&A가 더욱 활발해져야 하며, 방대한 파이프라인 속에서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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