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GF 오너 3세 승계 자금 마련 위해 계열사 희생시켰나
![[단독] BGF 오너 3세 승계 자금 마련 위해 계열사 희생시켰나](https://imgnews.pstatic.net/image/586/2026/03/09/0000123905_001_20260309100008332.jpg?type=w800)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BGF네트웍스 5년간 1000억 배당…지주사 거쳐 오너 일가로단물 빠지자 BGF리테일에 재매각 논란…회사 측 "경영적 판단"편의점 브랜드 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은 2023년 5월 공정위로부터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자산은 6조3290억원, 매출은 9조6680억원을 기록했다. 재계 순위는 73위다. 오너 2세인 홍석조 회장이 2007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다.최근 몇 년간 BGF그룹은 3세 승계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BGF그룹은 현재 지주회사인 BGF를 통해 핵심 계열사인 BGF리테일뿐 아니라 BGF에코머티리얼즈, BGF로지스, BGF푸드, BGF네트웍스 등을 지배하고 있다. 2018년까지 BGF의 최대주주는 62.53%의 지분을 보유한 홍석조 회장이었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부회장과 차남인 홍정혁 사장의 지분은 각각 0.82%와 0.03%에 불과했다.BGF그룹 홍정국 부회장, 홍석조 회장, 홍정혁 사장(왼쪽부터) ⓒ시사저널 사진 자료BGF그룹의 수상한 계열사 옮기기홍 회장은 2019년 BGF 지분 9%(부인 양경희씨 지분 포함 시 9.51%)를 시간외 거래로 장남에게 매각했다. 2022년에는 BGF 지분 21.14%를 두 아들에게 추가로 매각했다. 이로써 홍 회장의 지분율은 30%대로 반 토막이 났다. 대신 장남과 차남의 지분율은 20%와 10%로 크게 올랐다.눈에 띄는 사실은 홍 회장이 직접적인 지분 증여 대신 주식을 매입할 현금 증여(740억원)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BGF그룹 측은 "오너 3세들의 지분 확보는 모두 시간 외 매매를 통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증여세를 아끼기 위한 '절세 전략'이 아니겠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증여세나 상속세율은 50%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대주주 주식을 물려줄 경우 60%까지 할증된다. 100억원 규모의 기업이나 주식을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6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금으로 증여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50%의 세율만 적용받는 데다, 누진 공제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업 승계 전문 변호사는 "한국의 상황을 감안할 때 현금이 지분 증여보다 유리한 세율을 적용받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현금 증여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주식을 증여한 것인 만큼 나중에 국세청 등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시사저널은 추가 취재 과정에서 BGF그룹의 수상한 계열사 이동 정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BGF그룹은 201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주력 회사인 BGF리테일을 투자회사이자 지주회사인 BGF와 사업회사인 BGF리테일로 쪼갠 것이다. 이 과정에서 BGF리테일의 100% 자회사였던 BGF네트웍스가 지주회사인 BGF의 자회사로 바뀌었다.이후 BGF네트웍스는 거액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9년 650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60억원, 2021년 60억원, 2022년 70억원, 2023년 140억원 등 5년 동안 모두 1080억원을 배당했다. 같은 기간 BGF네트웍스 당기순이익(355억)의 3배에 이른다. BGF 지분의 70%를 보유한 오너 일가가 배당과 함께 막대한 지분 가치 상승 효과를 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이와 관련해 BGF그룹 측은 "BGF네트웍스의 배당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BGF네트웍스의 금융자동화기기(CD/ATM) 사업은 2017년 매각 전까지 투자가 계속됐기 때문에 배당 여력이 없었다"면서 "매각이 마무리되고 관련 대금이 회수된 2019년부터 배당을 하게 됐다. 배당을 받는 주체 역시 오너 일가가 아니라 지주사인 BGF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BGF네트웍스가 사업적으로 밀접한 BGF리테일이 아니라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가 된 것은 경영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오너 일가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하지만 BGF네트웍스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많다. BGF네트웍스는 설립 초기부터 점포 수 기준으로 편의점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수백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보증과 사업 지원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 갔다. 덕분에 설립 첫해 14억원이던 BGF네트웍스의 매출은 이듬해 233억원으로 1년 만에 1564.3%나 증가했다. BGF로지스 용인과 강화, 양주 등의 지분 취득으로 택배업에도 진출하면서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국세청 세종청사 ⓒ국세청 제공현재 진행 중인 국세청 조사 결과도 주목문제는 이 알짜 회사의 지분을 홍 회장과 3세들이 설립 때부터 각각 8% 이상씩 25%나 보유했다는 점이다. 이 지분은 나중에 유용하게 활용됐다. 2015년 BGF리테일이 BGF네트웍스 지분 100%를 인수할 당시 매각해 BGF리테일(현 BGF) 신주를 받았기 때문이다.이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BGF네트웍스는 2019년부터 거액의 배당을 실시했다. 홍 회장이 유상신주 취득을 통해 지주회사 지분율을 31.80%에서 62.53%로 올리고, 다시 오너 3세들에게 증여해 후계 구도를 다질 때와 겹친다. BGF네트웍스의 모회사인 BGF는 이 배당을 재원으로 오너 일가에게 배당했고, 홍 회장의 장남과 차남은 증여세 납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너 3세 승계를 위한 '잘 짜인 그림'이 아닌지 의심되는 것이다.실제로 BGF는 거액 배당을 마치자마자 BGF네트웍스를 처분했다. 720억원을 받고 BGF리테일에 매각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거래 당시 홍 회장 일가가 내부 정보를 활용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영 전문가는 "오너 일가가 충분히 이사회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재계의 현실"이라면서 "홍 회장 일가가 거래 당시 내부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에게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도 현재 BGF네트웍스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이와 관련해서도 BGF그룹 측은 "배당이나 계열사 조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BGF네트웍스의 향후 사업 성과에 대해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오히려 배당이 목적이었다면 BGF네트웍스를 BGF리테일 자회사로 편입시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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