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도 합병 후도 험난…스팩상장 ‘유명무실’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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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새 심사청구 20곳 중 8곳 철회올해 상장한 9곳 중 7곳 주가 부진거래소 요건 강화에 상폐 우려 커져청약 흥행 속 합병 가뭄…“목적 퇴색”이 기사는 2026년 6월 23일 16:51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여의도 증권가. 뉴스1스팩(SPAC·특수목적인수법인) 상장이 유명무실한 수단이 됐다.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되면서 합병 대상 법인을 물색하는 것이 어려워진 데다 설령 찾더라도 거래소 심사 문턱을 통과하기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상장 후 주가 흐름도 부진하자 비인기 상장 트랙으로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접수되는 스팩 상장 문의가 예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 상장은 일반 기업공개(IPO)의 대체재로 여겨지지만 직상장도 활발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유독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스팩 합병을 제외하고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수는 총 14곳으로, 최근 5년(2022~2026년)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관 계약을 맺은 뒤 스팩으로 갈지, 일반 상장을 추진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하는데 스팩을 희망하는 기업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있더라도 예상 시가총액이 너무 작은 탓에 상장폐지 요건에 걸릴 우려가 있는 곳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스팩 상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배경에는 1차적으로 거래소 심사 문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스팩 합병 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20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심사를 받고 있는 씨엠디엘, 오토핸즈와 럭스코를 제외한 17곳 중 8곳이 심사 도중에 철회했다. 교보스팩15호와 합병을 추진 중인 씨엠디엘의 경우 중복상장 이슈가 겹치면서 9개월 째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2024년 한해 동안 거래소에 합병 심사를 청구한 26곳 중 17곳이 코스닥에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심사 청구가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3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스팩 시장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팩 합병 성공률은 38.5%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하지 못하면 결국 청산 수순을 밟는데, 지난해 상장폐지된 스팩은 24건으로 전년 대비 16건(2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합병에 성공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스팩은 일반 IPO와 달리 공모가(합병가액)를 미리 정하는데, 상장 후 주가가 합병가액을 지속적으로 밑돌면서 주가 관리에 대한 부담도 가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총 9곳이지만 이중 삼미금속(012210)과 삼익제약(014950)을 제외한 7곳의 23일 기준 종가는 합병가액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상장한 보원케미칼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643억 원에서 280억 원까지 쪼그라들어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한 상태다.이는 정작 ‘껍데기 스팩’ 청약에 연일 조 단위 자금이 쏠리는 국면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기관 수요예측을 끝낸 스팩 9곳 모두가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청약 수수료 등을 얻을 수 있고 개인들도 청산 시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스팩 합병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껍데기 스팩은 꾸준히 만들어지는 추세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합병이라는 스팩 본연의 목적이 퇴색된 측면은 분명하다”며 “스팩을 상장시키는 주체인 증권사 뿐만 아니라 거래소도 대책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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