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골프 트롤리가 따라오네”…세나테크놀로지, 모터사이클 헬...
![[르포] “골프 트롤리가 따라오네”…세나테크놀로지, 모터사이클 헬...](https://imgnews.pstatic.net/image/366/2026/05/15/0001164480_001_20260515060149550.gif?type=w800)
기존 통신망 없어도 통신 가능메시 통신 기술 보유 기업2025년 로봇연구소 설립로봇 산업 진출 박차“인간·로봇 커뮤니케이션 니치마켓 노린다” 성인 남자 허리 높이까지 오는 골프 트롤리는 버튼을 누르자 ‘팔로우 모드’로 전환됐다. 사용자로 인식된 사람이 움직이자 골프 트롤리는 골프백을 싣고 졸졸 따라가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이동 경로에 끼어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고 처음 인식한 사용자를 정확히 따라가죠.”골프 트롤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처음에 인식한 사용자만 따라가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골프백을 실어주는 기능 외에도, 사용자가 샷을 날릴 때 자세를 영상으로 촬영해주거나 공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이 역시 사람과 사물,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시각 지능 AI 기술을 활용한 결과다.이 1인용 골프 트롤리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세나테크놀로지의 로봇연구소에서 만든 특수 목적형 지능형 자율주행 로봇이다.세나테크놀로지의 개인용 1인용 골프 트롤리. 트렁크에 넣을 수 있도록 접힌다. /박지영 기자1인용 골프 트롤리가 시각 지능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을 탐지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지난 8일 서울 세곡동에 있는 세나테크놀로지 사옥을 방문했다. 8층 건물의 3층이 제품 연구개발(R&D) 연구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세나테크놀로지에는 지난해 9월 설립된 로봇연구소를 비롯해 하드웨어연구소, 소프트웨어연구소, 디자인연구소 등 총 4개의 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연구소 곳곳에는 소음 시험을 위한 무향실과 제품 테스트를 위한 전용 공간들이 마련돼 있었다.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130명 중 약 100명이 연구원과 엔지니어다.세나테크놀로지는 원래 무선 통신 기술인 메시(mesh)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레저용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모터사이클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스마트 헬멧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메시 통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은 별도의 인프라 없이 주변 기기들끼리 직접 통신이 가능하다. 특히 소음이 심한 모터사이클 주행 환경에서도 말하는 사람의 음성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지연 없이 안정적으로 통신한다는 점이 강점이다.제품 개발을 위한 무향실. /박지영 기자세나테크놀로지의 연구소 모습. 제품 개발을 위한 모습이다. /박지영 기자 현재 매출 대부분이 레저 부문에서 발생하는 세나테크놀로지는 로봇 산업으로의 본격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로봇연구소를 신설한 것도 그 일환이다.세나테크놀로지는 그동안 쌓아온 통신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봇과 작업자 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틈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로봇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황재철 세나테크놀로지 로봇연구소장은 “조만간 휴머노이드 로봇이 생산 현장에 대량 투입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때 로봇과 사람이 소통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황 소장은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17년간 근무한 뒤 지난 2019년 세나테크놀로지로 자리를 옮겼다.그는 “예를 들어 로봇을 멈추고 싶을 때도 현재는 직접 가서 비상 버튼을 누르거나 관제 서버에서 정지시키는 방법이 대부분”이라며 “음성 인식이 가능하더라도, 산업 현장의 시끄러운 환경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포착해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황재철 세나테크놀로지 로봇연구소장. /박지영 기자 황 소장은 “인프라가 아무리 좋아도 현장의 소음을 뚫고 정확한 음성 명령을 전달할 수 없다면 로봇 산업은 결코 완성될 수 없다”면서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음 속에서도 작업자의 명령을 정확히 인식하고, 로봇의 응답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초저지연 양방향 음성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또한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로봇 완제품 개발 역시 중요한 목표다. 황 소장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로봇은 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 특화형이며, 일반 소비자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로봇은 사실상 로봇 청소기가 유일하다”며 “우리는 일반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이 1인용 골프 트롤리가 될 전망이다. 세나테크놀로지는 올해 연말까지 양산 준비를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개인용과 렌탈용 모델로 용도를 구분해, 개인용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일반 판매를 추진하고, 국내 시장은 렌탈용 모델을 통해 선점한다는 전략이다.황 소장은 “국내 골프장들과 도입을 위한 구체적이고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납품과 매출이 발생하며 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세나테크놀로지는 선저(선박 밑바닥) 청소 로봇 개발도 진행 중이다.로봇 관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기업 클로봇과도 업무 협약(MOU)을 맺은 상태다. 황 소장은 “클로봇과의 협업은 세나테크놀로지가 일일이 개별 로봇 제조사를 공략하지 않아도 클로봇의 생태계를 통해 세나의 기술이 로봇 산업의 표준으로 조기에 안착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봇과는 올해 하반기 내로 공동 솔루션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세나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1061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은 2057억원 수준이다.다만 기업공개(IPO) 당시 고점을 기록했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고민이다. 상장 당일 41.20% 오르며 8만200원을 기록했던 세나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지난 8일 상한가(일일 상승 제한폭)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5만1900원이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세나테크놀로지에 대해 “기존 통신 인프라 없이도 자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메시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피지컬 AI 로봇 통신의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3배 수준에 불과해 국내외 동종업체 대비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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