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계약서 두고 엇갈린 법원 판단…주주대표소송 쟁점 부상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의 경영협력계약 관련 문서 제출 여부를 두고 법원이 사건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서울고등법원은 KZ정밀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에서 경영협력계약 관련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1심 결정을 유지했다. 반면 KZ정밀이 영풍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낸 별도 문서제출명령 신청 사건에서는 문서 제출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항고를 기각했다.5일 KZ정밀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25-2민사부는 지난달 28일 장 고문이 서울중앙지법의 문서제출명령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즉시항고를 기각했다. 제출 대상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장 고문이 체결한 경영협력계약 및 후속 계약서 일체다.KZ정밀은 해당 계약서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관련 권리 구조와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라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도 공시 자료만으로 계약의 세부 내용을 모두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 사항을 요약한 것”이라며 “콜옵션의 구체적인 행사조건과 행사 방법 등이 그것만으로 모두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공시되지 않은 계약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이번 결정에 따라 장 고문은 2024년 9월 12일 영풍, 장 고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약에는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 행사 방식과 이사회 구성, 콜옵션·우선매수권·공동매각요구권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다만 같은 경영협력계약을 둘러싼 별도 사건에서는 반대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영풍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40민사부는 지난달 29일 KZ정밀이 영풍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낸 문서제출명령 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기각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계약서에 경영상 중요 정보와 영업비밀이 포함됐을 가능성, 문서 제출 필요성에 대한 소명 부족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양측은 법원 결정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KZ정밀은 주주대표소송에서 계약서 제출 필요성이 인정된 만큼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떤 조건과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반면 영풍은 별도 사건의 항고 기각 결정을 근거로 KZ정밀의 문서 제출 요구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영풍은 KZ정밀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며, 영업비밀과 경영상 중요 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법조계에서는 두 사건의 소송 구조와 심리 대상이 달라 법원 판단도 나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대표소송에서는 손해 발생 여부를 따지기 위한 증거조사 필요성이 강조된 반면, 별도 사건에서는 문서 제출 필요성과 영업비밀 보호 이익이 더 크게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KZ정밀 관계자는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떤 조건과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이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일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 여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영풍은 “해당 결정은 영풍의 비밀보호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영업비밀 내지 이에 준하는 경영상 중요정보가 침해되지 않고, 영풍 및 전체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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