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벤처 키우고 14배 수익 … 생산적 금융 본보기 된 KB증권

발굴부터 IPO까지 돕는 '투자형IB'AI·반도체 등 혁신기업 발굴단순투자 넘어 성장전반 지원'책임있는 투자' 통해 동반성장8년전 에이피알 떡잎 알아봐적자전환 불구 세 차례 투자K뷰티 강자로 키워 9배 회수GEMINI금융투자 업계에서 '생산적 금융'은 더 이상 선언적 개념이 아닌 실질적 투자와 성과로 검증되는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혁신 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의 역할이 확장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변화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관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속적 자본 공급은 산업 생태계 다양성을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투명한 투자와 사후 관리 체계는 책임 있는 금융(governance)을 구현하는 기반이 된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KB증권은 전통적 투자은행(IB)의 역할을 넘어 '투자형 IB'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생산적 금융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프라이빗에쿼티(PE)성장투자본부 산하 신기술사업금융부가 있다. KB증권은 2017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을 통해 출범한 이후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과 함께 신기술사업금융부를 설립하며 투자형 IB로의 기반을 구축했다. 당시 증권사 내부에 벤처투자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인 시도였다. 신기술사업금융부는 설립 초기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중심 투자에 집중하며 경험을 축적했고 이후 투자조합 결성·심사·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하며 벤처캐피털(VC)에 준하는 역량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증권사 신기술사업부 조직이 재무적투자자(FI) 역할에 머무르던 것과 차별화된다.특히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간 협업을 기반으로 한 복합출자자(LP) 구조는 자금 조달 측면에서 안정성을 제공하며, 거래 발굴과 투자 집행 전반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KB증권은 단순 투자 기관을 넘어 기업 성장 전반을 지원하는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신기술사업금융부의 투자 방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고성능컴퓨팅(HPC) 등 미래 핵심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성장성이 높은 산업을 선별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에 자본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KB증권 신기술사업금융부의 핵심 경쟁력은 투자와 회수 그리고 자본시장 연계를 아우르는 선순환 구조에 있다. 초기 투자 이후 후속 투자와 전략적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기업공개(IPO)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했다. 투자 기업의 IPO 주관까지 수행하는 사례는 증권사만이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모델로 투자와 기업금융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다.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기업의 성장 단계 전반에 참여하는 '동반 성장형 금융'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구조는 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자본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며, 생산적 금융을 지속가능한 금융 모델로 정착시키는 기반이 된다. 또 신기술사업금융부는 투자 전략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일례로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블라인드펀드는 장기 관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거래 발굴 기반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프로젝트펀드는 회수 가능성이 높은 개별 거래에 집중 투자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투자 파이프라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생산적 금융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기업의 성장 과정 전반에 함께하는 '동반 성장'의 개념을 내포한다. ESG 관점상 사회적 가치 창출과 책임 있는 투자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KB증권 신기술사업금융부는 이러한 철학을 실제 투자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있다.신기술사업금융부의 최근 주요 투자 회수 실적의 사례로 에이피알, 퀄리타스반도체, 이노테크, 제닉스로보틱스, 리센스메디컬에 대한 투자 건이 있다. 아래 각 사례를 소개한다.에이피알은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2018년 시리즈B에서 총 277억원을 조달했다. KB증권은 미래에셋벤처투자, 에스제이파트너스 등과 함께 해당 라운드에 참여했다. 당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적자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펀더멘털과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2021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에이피알은 이듬해 글로벌 확장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 상장에 이르렀다. KB증권은 누적 54억원을 투자해 475억원을 회수하며 약 8.8배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인 초고속 인터커넥트 장비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AI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요구됨에 따라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반도체뿐 아니라 칩 간 통신을 담당하는 인터커넥트 기술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KB증권은 퀄리타스반도체가 양산 레퍼런스를 보유한 국내 소수의 인터커넥트 설계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 2022년 초 12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3년 상장을 거쳐 약 320억원을 회수하며 2.67배의 성과를 달성했다.충남 아산에 위치한 복합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 기업인 이노테크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첨단 산업 소재의 시험 및 검증 장비를 제조한다. KB증권이 이노테크에 15억원을 투자한 2021년 당시 회사 매출은 2020년 기준 28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기술력과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고객사 레퍼런스를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이노테크는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 대형 고객사를 추가 확보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고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후속 투자가 이어졌다. 그 결과 2025년 매출은 286억원으로 확대됐으며 KB증권은 총 20억원 투자로 약 280억원을 회수해 14배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제닉스로보틱스는 무인 이송 전기차량(AGV) 등 물류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KB증권은 2024년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약 177억원을 투자했다. 당시에는 피지컬 A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현재보다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KB증권은 같은 해 IPO 주관사로도 선정되며 투자와 기업금융을 연계한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약 226억원을 회수해 1.3배 수익률을 달성했다.극저온 정밀 냉각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기업 리센스메디컬은 2016년 울산에서 출발한 중소기업이다. KB증권은 2019년 첫 투자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포함한 성장 전략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왔다. 2022년에는 '케이비진앤메디컬벤처투자조합제1호'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후속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주식자본시장(ECM) 부서와 연계해 IPO 공동 주관사 역할까지 수행했다. 투자와 기업금융 기능을 결합해 기업 가치 제고와 상장을 동시에 지원한 것이다. 리센스메디컬은 올해 3월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연내 투자금 전액 회수가 예상된다.KB증권의 생산적 금융은 개별 기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사모펀드(PE) 및 VC와 협업해 금융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공동 투자와 정책자금 기반 펀드 참여 등을 통해 시장 내 신뢰를 구축하고 다양한 금융 주체와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윤선영 연구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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