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은 지금] 수술대 오른 지주택, '승계 셈법'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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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 서희빌딩 전경./사진=네이버 지도서희건설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개편과 2세 경영권 승계를 완성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룹의 절대적인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서희건설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을 받으며 대대적인 수술대에 올랐다.지주택 90% 편중 매출 구조, 커지는 재무 부담최근 공시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1조4736억원) 대비 약 25% 감소했다. 외형 축소에도 불구하고 서희건설의 사업 구조는 여전히 특정 분야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다. 전체 매출에서 지주택사업을 포함한 건축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서희건설이 지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다. 당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수많은 건설사가 미분양 사태와 막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봉관 회장은 건설사가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PF 대출을 일으키는 자체 개발 사업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절감하고 리스크가 적은 지주택사업으로 재빠르게 눈을 돌렸다.지주택사업은 무주택 서민들이 조합을 결성해 직접 토지 매입비와 건축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건설사는 토지 확보나 분양 위험을 떠안지 않고 단순 시공만 맡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조달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업계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했던 서희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수익성 부족과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기피하던 이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누적 수주 10조원을 달성하며 업계 1위 시공사로 성장했고, 매년 10%대 중반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왔다.하지만 장기화된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지주택사업의 리스크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악화가 부담이다. 서희건설의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427억원 흑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 현금흐름 적자를 낸 것은 근 10년 내 처음이다.이는 장부상으로는 1444억원의 넉넉한 영업이익을 냈는데도 발주처(조합)의 자금난과 미분양 등으로 인해 실제 회사 금고로 들어오는 현금은 말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서희건설의 매출채권(공사미수금 등)은 2024년 말 1194억원에서 2025년 말 220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다행히 서희건설은 주식 등 금융자산을 대거 처분해 현금성 자산을 2185억원 규모로 늘리며 급한 불을 껐다. 다만 수주 잔고의 80% 이상이 지주택사업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본업의 자금 경색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대통령 지적, 45년 만의 대대적 개편 직격탄정부의 고강도 규제도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5일 광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전국적으로 모든 동네 지역주택조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도 높은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직접 지시했다.이는 조합 임원의 횡령, 시공사의 자금난과 공사비 증액 요구, 최초 계약 대비 최대 2배까지 늘어나는 추가 분담금 등 고질적인 병폐를 정조준한 것이다. 대통령 지시에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는 합동 특별점검에 착수한 상태다.실제 서희건설도 지주택 조합을 대상으로 공사비를 증액한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양지 2블럭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는 2023년 계약 당시 도급액이 2624억원이었다. 이후 2024년 말 변경 계약 체결로 도급액을 3116억원까지 끌어올렸고 지난 1월 3169억원으로 다시 증액했다. 평택진위지구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도 2023년 3월 계약 체결 당시 3461억원이던 도급액이 지난 1월 약 500억원 증가한 3954억원이 됐다. 지난해 말에는 역북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 도급액이 2139억원에서 2412억원으로 약 300억원 늘었다.승계 실탄 마련 비상, 비주택 사업 다각화 사활지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은 서희건설의 경영권 승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서희건설의 승계는 이봉관 회장의 세 딸(이은희·이성희·이도희)이 소유한 비상장 계열사(애플이엔씨, 애플디아이 등)가 유성티엔에스 등 지분을 매입해 수직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며 자금의 핵심 원천은 서희건설의 튼튼한 본업 수익과 꾸준한 배당이다. 본업인 지주택사업이 흔들려 현금 창출력이 저하되면 승계 실탄 마련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이에 서희건설은 비주택 부문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포스코 포항·광양 사업장 내 시설 보수 공사를 통해 연간 1000억원 내외의 토목·플랜트 매출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일본 부동산 임대업 법인(Neo Horizon Co., Ltd., APFEL INVESTMENTS INC)을 신규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며 해외 자산 운용으로 눈을 돌렸다.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지주택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가 칼을 빼들면서 과거처럼 지주택사업으로 쉽게 덩치를 키우던 시대는 끝났다"며 "서희건설이 비주택 및 해외 사업 등 신사업에 안착해 새로운 현금창출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오너 2세들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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