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업 키운 오리온식 '뚝심 투자'…바이오에서도 통할까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오리온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제과 중심 식품기업을 넘어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까지 사업 축을 넓혀온 장기 다각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1999년 영화 사업 진출 이후 흥행 부침과 실적 변동성을 반복해온 쇼박스가 최근 핵심 캐시카우로 부상하면서 오리온식 '뚝심 투자'가 바이오 사업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조86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리온그룹이 분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5% 증가한 172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이번 호실적은 핵심 사업인 제과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에 미디어 사업의 실적 반등이 더해진 결과다. 제과 부문은 1분기 매출 9304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견고하게 뒷받침했다. 여기에 영화 투자·배급 계열사 쇼박스가 1분기 매출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7배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17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실적 기여도를 끌어올렸다. 쇼박스가 메인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수 16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다. '수익 다각화' 결실…쇼박스의 체질 개선쇼박스의 미디어 사업은 이제 지주사 실적을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1999년 멀티플렉스 사업을 위해 메가박스를 설립하고, 2002년 쇼박스를 출범시키며 영화 산업에 진출했다. 이후 2007년 메가박스를 매각한 뒤에는 투자·배급·제작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다만 쇼박스는 최근 수년간 오리온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고변동성 사업으로 꼽혀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 산업의 침체와 한국 영화 시장의 흥행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실적 부침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영화 투자·배급 사업은 라인업 공백기마다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지만, 메가 히트작 한 편이 수년 동안의 손실을 단숨에 상쇄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쇼박스 최근 5개년 실적 및 특징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실제 쇼박스의 최근 5년 실적은 콘텐츠 산업 특유의 '고위험·고수익' 구조를 보여준다. 2021년에는 <랑종>, <싱크홀> 등의 흥행으로 팬데믹 시기에도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비상선언> 등 대작 투자 부담과 극장 회복 지연이 겹치며 3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2023년에는 라인업 부진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283억원까지 확대됐다. 이후 영화 <파묘> 흥행으로 2024년 매출 931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하며 반등했으나 지난해 다시 117억원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는 히트작을 앞세워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쇼박스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일회성 흥행을 넘어 오리온식 장기 투자 전략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영화 산업은 흥행 실패 시 손실 규모가 크고 투자 회수 기간도 길어 지속적인 지원 없이는 장기간 운영이 쉽지 않은 사업 구조를 갖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국내 영화 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다수 제작·배급사가 투자 축소에 나섰다"며 "쇼박스가 배급 조직과 콘텐츠 투자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의 안정적인 재무 지원과 장기 육성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축 '바이오'…장기 투자 시험대시장의 관심은 쇼박스를 통해 장기 투자 성과를 입증한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다. 바이오 사업 역시 장기간의 대규모 자본 투입과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개발 성공 시 단일 파이프라인만으로도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엔터 사업과 유사한 구조를 띤다.오리온은 2018년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이후 국내 자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중국 현지 법인 산동루캉바이오·상해알닐람, ADC 플랫폼 기업 리가켐바이오를 중심으로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특히 5485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리가켐바이오에는 오너 3세인 담서원 부사장과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전략적 중요성이 반영됐다. 현재 그룹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바이오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 체제 편입 이후 연구개발(R&D)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한 2171억원이 투입됐고 올해 1분기에도 674억원을 집행했다. 치과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임상 고도화에 따른 비용으로 올해 1분기 약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임상 약물 제조 및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상해알닐람도 같은 기간 22억원 규모 순손실을 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리가켐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항암제 분야와 함께 결핵백신, 대장암 진단키트, 치과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서의 성장 기반과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식품과 바이오를 양대 축으로 삼아 지속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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