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스스로 데이터 수집… '현장형 AI'가 포항 철강산업 바꾼다

수요맞춤형 AI솔루션 개발·실증 지원사업품질 검사 속도 70% 향상정비 효율 25% 개선 효과공정 조건 바뀌어도 자율보정공장서 헬멧 안 쓰면 '삐삐'포항 한 공장의 성형·압연 작업 라인에서 작업자가 제품 표면과 공정 상태를 가까이서 확인하고 있다. 철강 중소기업 한금과 라라스틸은 포인드 AI 비전검사 시스템을 채택해 검사 속도가 기존보다 70% 향상되고, 불량률은 2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고열의 강판이 자동화 라인을 따라 이동하면 초정밀 센서와 고해상도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포착하고 촬영한다. 여기서 들어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은 품질검사와 결함 검출을 진행한다. '스마트 AI 공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철강 중소기업 한금과 라라스틸의 모습이다.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은 검사 속도가 기존보다 70% 향상되고, 불량률은 2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검사 정확도도 95% 이상을 기록했다. AI 기반 품질검사 및 결함 검출 시스템을 공급한 AI 비전검사 전문기업 포인드의 이채수 대표는 "AI가 사람의 판단을 대신해 품질의 표준을 세우는 시대"라며 "데이터 기반 품질 관리가 제조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소가 아닌 공장 한가운데서 데이터를 수집·학습해 스스로 판단하는 '현장형 AI'가 포항의 철강 산업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공정 속도는 빨라지고, 불량률은 줄었으며, 에너지 효율은 올라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원하고 경북도와 포항시 주관으로 포항테크노파크가 수행 중인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사업'을 통해서다. 경북 지역의 주력 산업을 AI 기반으로 전환해 AX(AI 전환)을 촉진하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철강 제조공정의 생산·안전·에너지 관리 전반을 데이터 기반으로 혁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위 프로젝트인 '수요 맞춤형 AI 솔루션 개발·실증 지원사업'을 통해 5개 AI 기업 기술이 제조 현장에 투입돼 가동되고 있다.AI 융합 기술기업 감소프트는 화진철강과 엔다이브의 생산 라인에 시계열 분석 기반의 에너지 절감 및 탄소 저감 솔루션을 구축했다. AI가 설비 전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을 자동 조정하고, 3D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으로 설비 효율을 시각화한다. 또 AI가 공정별 에너지 흐름을 세밀히 추적해 불필요한 대기전력을 차단하고, 설비별 최적 운전조건을 스스로 계산해 제안하기도 한다. 이들 기업은 AI 제어를 통해 전력 사용량 15% 절감, 생산단가 20% 인하, 탄소 배출량 12% 감소 등 효과를 달성했다. 최성열 감소프트 대표는 "AI는 이제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 절감을 달성하는 공장 운영의 핵심 도구가 됐다"며 "데이터 기반의 탄소 관리 체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산업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제조 AI 전문기업 에이엠스퀘어는 종합 연마재 제조공장인 제일연마공업에 AI 영상분석 기반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CCTV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작업자의 동작과 설비 상태를 감지하고, 방호구 미착용·협착·추락 등 위험 상황을 탐지하면 즉시 경보를 울린다. 위험 상황 탐지 정확도는 95%가 넘는다. 그 결과 사람이 직접 순찰하는 안전순찰 시간도 20% 단축됐다. 황형주 에이엠스퀘어 대표는 "사람이 위험을 보기 전에 AI가 먼저 알려주는 시대"라며 "예측형 안전 관리가 산업 현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오픈인은 유니온머티리얼의 철강 압연 공정에 AI 기반 강도 예측 및 속도 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AI가 온도·압력·전류 등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제품 강도를 예측하고, 목표 강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한다. 특히 데이터 누적 학습을 통해 공정 조건이 바뀌어도 스스로 적응하며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는 자율 보정 기능을 구현했다. 유니온머티리얼은 이를 통해 생산 속도 12% 향상, 불량률 18% 감소, 정비 효율 25% 개선 효과를 거뒀다. 박정호 오픈인 대표는 "AI가 생산 현장의 리듬을 스스로 조율하는 시대"라며 "데이터가 사람의 감을 대신해 공정을 지휘하는 자율 제조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AI 수요예측 기업 임팩티브에이아이는 AI 기반 원재료 수요·가격 예측 및 재고 관리 솔루션을 동국산업에 공급했다. AI가 발주 주기, 리드타임, 안전재고 수준을 자동 모니터링하고, 환율·물류·날씨 등 5만여 개 외부 변수를 학습해 가격 변동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동국산업은 원재료 재고 부족·과잉이 20% 이상 감소하고 업무 시간도 80%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정두희 임팩티브에이아이 대표는 "AI가 수급과 가격 흐름을 동시에 읽어내며, 기업의 구매 전략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AI는 생산성 혁신을 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고급 신규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수요 맞춤형 AI 솔루션 개발·실증 지원사업'으로 지난해와 올해 창출된 일자리는 67개에 달한다. 포항테크노파크 관계자는 "AI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제조 공정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에너지·품질·안전·재고·검사 등 제조의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하고, AI가 실시간으로 판단해 실행하는 체계가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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