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검색하고 결제까지… AI 봇, 인간 트래픽 첫 추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사람이 아닌 자동화 소프트웨어, 이른바 ‘봇(bot)’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엔진 수집 프로그램부터 최근 급증한 인공지능(AI) 에이전트까지 가세하면서, 자동화 트래픽이 인터넷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이 생성한 트래픽을 앞질렀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24일 SK텔레콤 뉴스룸이 소개한 미 클라우드 보안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웹 트래픽 가운데 자동화된 요청이 차지하는 비율은 57.4%로, 사람이 만든 트래픽(42.6%)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북미 지역에서는 봇 트래픽 비율이 68.6%에 달했다. 매슈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당초 이 같은 역전 시점을 2027년 말로 내다봤으나,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시점이 1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에이전틱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를 뜻한다. 사용자가 목표를 입력하면 웹을 직접 탐색해 정보를 비교하고, 예약·구매·결제까지 여러 단계의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웹페이지를 읽어 들이기만 하던 기존 크롤러(crawler)와 달리, 사람을 대신해 실제 거래까지 처리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용자에게는 한 번의 명령이지만, 서버 입장에서는 수많은 웹사이트와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동시에 호출하는 대규모 트래픽으로 이어진다. “가장 저렴한 항공권과 숙소를 찾아 예약해달라”는 요청 하나가 수십·수백 개 사이트 접속으로 확장되는 식이다.AI 트래픽 증가세는 가파르다. 보안업체 휴먼시큐리티(HUMAN Security)가 1년간 1000조건 이상의 디지털 상호작용을 분석한 ’2026 AI 트래픽·사이버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반 트래픽은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187% 늘었고, 에이전틱 AI 트래픽은 전년 대비 7851% 폭증했다. 전체 에이전트 활동 가운데 2.3%는 사람의 개입 없이 결제 단계까지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이런 변화는 통신 인프라에도 새로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 SK텔레콤 뉴스룸에 따르면, 사람의 웹 이용이 검색·클릭처럼 순차적인 흐름을 갖는 것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호출하고 밀리초 단위로 페이지를 분석하며 탐색 경로를 스스로 바꾼다. 고빈도·초고속의 예측하기 어려운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망 부하를 분산하고 지연을 줄이는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이 과제로 떠올랐다.보안 측면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계정에 접근하고 거래까지 수행하면서, 정상 에이전트와 이를 사칭한 공격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단순 IP 차단이나 접속 빈도 기반 탐지를 넘어, 접속 주체의 의도와 맥락을 분석하는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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