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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이면 충분”…좁은 주방 파고든 ‘미니 얼음정수기’ 격돌

LG전자세계일보2026.06.24 00:00
“한 뼘이면 충분”…좁은 주방 파고든 ‘미니 얼음정수기’ 격돌

얼음정수기가 몸집을 줄이고 있다. 1인 가구와 신혼부부가 늘고 주방 공간을 간결하게 쓰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정수기 업체들이 폭 20㎝ 안팎의 초소형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제품 크기는 줄이면서도 얼음의 크기와 하루 제빙량, 위생 관리 기능은 강화하는 것이 공통된 흐름이다. 대형 가전업체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얼음정수기 경쟁도 여름철 제빙 성능을 넘어 공간 효율성과 사계절 활용성을 겨루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인텔릭스가 운영하는 SK매직은 최근 폭 19.5㎝의 ‘MEGA ICE 얼음정수기 mini’를 선보였다. 지난 4월 출시한 ‘MEGA ICE 얼음정수기’의 소형 모델로, 기존 자사 얼음정수기보다 크기를 약 40% 줄였다. 폭을 20㎝ 아래로 낮춰 원룸과 소형 아파트 등 주방 공간이 좁은 가구를 겨냥했다. 제품 깊이는 47.3㎝, 높이는 43㎝다. 크기는 줄였지만 제빙 성능은 유지했다. SK매직에 따르면 신제품은 한 개당 최대 11g인 얼음을 만들며 하루 최대 제빙량은 4.1㎏이다. 크고 단단하게 얼리는 ‘라지’ 모드와 상대적으로 빠르게 만드는 9g 크기의 ‘레귤러’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위생 관리에도 힘을 줬다. 물이 지나는 유로 전체에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적용하고, 방문 관리 서비스에 연 1회 아이스룸 무상 교체를 포함했다. 하나의 출수구에서 얼음과 물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제품은 투명한 얼음의 질감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2026’을 받았다. 내추럴 화이트와 오트밀 베이지, 애쉬 블루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초소형 얼음정수기 경쟁에 먼저 불을 붙인 곳은 코웨이다. 코웨이는 지난해 7월 폭 20㎝, 깊이 43.5㎝의 ‘아이콘 얼음정수기 미니’를 출시했다. 당시 국내 얼음정수기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라고 소개한 제품이다. 기존 아이콘 얼음정수기 오리지널보다 부피를 약 28% 줄였다. SK매직 제품과 비교하면 전면 폭의 차이는 0.5㎝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정수기를 놓기 어려웠던 원룸과 오피스텔, 1~2인 가구를 핵심 고객층으로 잡았다. 코웨이 제품은 ‘듀얼 쾌속 제빙 시스템’을 적용해 작은 얼음 기준 약 9분30초마다 얼음을 만든다. 회사가 제시한 시험 조건에서는 하루 최대 약 615개의 얼음을 생성한다. 얼음 트레이와 저장고, 토출부, 물과 얼음이 나오는 부분 등에 7개의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를 적용하고 고온수로 얼음 트레이를 관리하는 기능도 넣었다. 코웨이는 가구 규모와 얼음 사용량에 맞춰 제품군도 세분화하고 있다. 소형 주거공간을 겨냥한 미니부터 오리지널, 대용량 제품까지 얼음정수기 선택지를 넓혀 주방 크기와 사용 인원별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소형 제품 경쟁에서는 단순히 폭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수기 내부에 필터와 냉각 장치, 제빙부, 얼음 저장고를 함께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0.5㎝ 단위로 크기를 줄이면서도 제빙량과 얼음 저장 능력을 주요 판매 지표로 내세우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얼음정수기 시장에 들어오면서 경쟁 업체는 더 늘었다. LG전자는 2024년 얼음을 냉동 상태로 보관하는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를 내놓으며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얼음정수기는 얼음이 저장고에서 서서히 녹는 방식이 많았지만, LG전자는 냉동 보관을 통해 얼음이 녹거나 서로 달라붙는 현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선보인 신제품은 하루 최대 3.8㎏, 약 345개의 얼음을 만들 수 있다. 저장 용량은 약 1㎏으로, 얼음 약 90개를 보관할 수 있다. 직수관과 출수구 고온 살균, 얼음 토출구 UV 살균 기능도 적용했다. LG전자는 얼음정수기를 여름철에만 사용하는 계절 가전이 아니라 집에서 커피와 음료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한 사계절 제품으로 키우고 있다. 겨울철에도 아이스커피와 각종 음료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는 점을 반영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비스포크 AI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얼음정수기 시장에 진출했다. 하루 최대 제빙량은 약 8㎏으로, 회사 시험 기준 얼음 약 1000개를 만들 수 있다. 얼음 저장량은 약 100개다. 음성 비서 빅스비가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해 미리 설정한 온도와 양으로 물을 제공하고, 사용 패턴에 맞춰 직수관과 아이스룸 등을 살균하는 기능을 담았다. 출고가는 239만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용량 제빙과 인공지능 기능, 냉동 보관 등을 앞세운다. 코웨이와 SK매직 등 기존 렌털업체는 소형화와 방문 관리, 다양한 계약 조건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얼음정수기 시장 규모를 약 6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전체 정수기 시장에서 얼음정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 정수기 업체뿐 아니라 종합가전업체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코웨이의 2025년 8~9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폭염과 길어진 여름, 집에서 커피와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홈카페 문화가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 전략은 엇갈린다. 코웨이는 미니부터 대용량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고 SK매직은 대형 얼음과 얼음·물 동시 출수를 강조한다. LG전자는 냉동 보관, 삼성전자는 대용량 제빙과 AI 기능을 전면에 세웠다. 청호나이스는 커피 추출 기능을 갖춘 제품을, 교원 웰스는 얼음 저장 용량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얼음정수기가 보급 초기의 고가·대형 제품에서 소형 주방을 위한 생활가전으로 이동하면서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좁은 공간에 얼마나 부담 없이 들어가는지, 작은 본체에서 얼음을 얼마나 빠르고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시장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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