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방공제’ 시작, 대출 한도↓…‘현금 장벽’ 높아진다

소득 높아도 서울 5500만원 주담대 삭감‘방공제’ 예외 없이 전 주택 적용, 우회 대출 차단타행 도미노 확산 분위기…‘현금 부자’만 무풍지대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사진 연합뉴스][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한 금리를 올리는 정책을 넘어 대출 한도 자체를 물리적으로 축소하는 고강도 처방이 현실화하고 있다.KB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MCI(모기지신용보험)와 MCG(모기지신용보증) 가입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청 시 ‘방공제’를 피하기 위해 가입하는 대표적인 보험·보증 상품이다. 방공제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받는 최우선변제금액(소액임차보증금)을 미리 떼고 대출해 주는 제도다. 집주인 사정으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세입자는 최소 보증금을 은행보다 먼저 변제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최소 보증금만큼을 제하고 대출을 시행하는데 이것이 ‘방공제’의 핵심이다.그동안 아파트를 매입할 때는 이 방공제 규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은행이 아파트 대출에서만 서울보증보험(SGI) 등의 MCI·MCG 가입을 기본값으로 연계해 줬기 때문이다. 보험료도 대부분 은행이 전액 부담했기에 아파트 주담대 신청자들은 방공제 차감 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상한선까지 온전히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 반면 임대차 관계가 복잡하고 방 개수가 많은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은 방공제 때문에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된 채로 거래됐다.KB국민은행의 이번 모기지 보험 가입 전면 제한으로 아파트도 단독주택과 동일하게 법정 방공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대출 신청자가 해당 아파트에 세입자를 들이지 않고 본인이 직접 실거주할 계획이라 하더라도 은행은 잠재적 임대차 가능성을 이유로 최우선변제금을 무조건 차감한다. 법이 바뀐 것이 아니라 은행이 대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관행적으로 제공하던 보증보험 우회로를 전격 차단한 것이다.소득 높아도 무조건 삭감…수도권 대출 상한 축소 효과부동산 시장에서 이번 조치에 주목하는 것은 대출 한도 축소 방식이 기계적으로 적용돼 대출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존의 가계대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체제에서는 소득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우수하면 대출 한도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모기지 보험 제한으로 인한 방공제는 일괄적용된다. 지역별로 줄어드는 대출 한도는 정부가 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금 기준에 따라 ▲서울 5500만원 ▲경기 지역(과밀억제권역) 4800만원 ▲광역시 2800만원 ▲기타 지역은 2500만원이다. 최대 대출 한도에서 이만큼이 줄어든다는 뜻이다.현재 수도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총액은 규제 상한선인 6억원으로 묶여 있다. 만약 자산 가치나 LTV 계산상 한도가 7억원인 차주여도 대출 한도는 6억원인데, 방공제가 포함되면 5억4500만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서민 실수요자 계층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잔금 납부를 앞둔 차주들은 부족해진 수천만 원의 자금을 메우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까지 제한하며 우회로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워낙 강경해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도미노처럼 모기지 보험 가입 제한 조치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수요자들의 체감 대출 문턱은 당분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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