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통에 잉크 대신 틴트…뉴욕·파리 '러브콜'받은 이 회사 [장서우의.....

'적자 늪' 모나미, 뷰티 사업에 사활에뛰드·듀이트리·입큰 등 수주 활발미국·동남아·유럽 해외 진출 계획도경기 용인테크노밸리 내 모나미 코스메틱 생산 공장 충진실에서 직원들이 립틴트를 생산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24일 오전 경기 용인테크노밸리 내 3100평 규모 모나미 코스메틱 생산 공장. 충진(내용물을 용기에 넣음)실에 들어서니 아이브로우와 틴트, 선스틱 등 온갖 종류의 화장품이 위생복을 갖춰 입은 직원들의 손을 거쳐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에뛰드의 디어달링 마커틴트는 모나미 코스메틱이 독자적으로 기획·개발한 용기를 쓰고 있어 이곳에서만 원스톱 생산이 가능하다. 김상범 품질경영팀장은 “10여 개 품목의 용기를 직접 디자인해 시제품에 적용했다”며 “수주 물량이 늘어 충진실 규모를 두 배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3년 연속 적자 늪…뷰티 신사업에 사활화장품 사업은 국내 대표 문구업체인 모나미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사활을 건 분야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스마트 기기까지 확산하자 펜 수요가 급감했고, 전체 매출의 약 74%를 문구류에서 내는 모나미는 직격탄을 맞았다. 2014년 15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감소세를 거듭해 2025년 현재 13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2023년부터 최근 3년간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용인테크노밸리 내 모나미 코스메틱 생산 공장 전경. 장서우 기자용인 공장이 완공된 2022년 이 회사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실적 반등을 위한 돌파구였다. 독일 필기구 브랜드 스타빌로처럼 펜 생산 기술을 활용하면 원만한 사업 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내용물만 만들고 용기는 외부 업체로부터 납품받는 기존 ODM·OEM사와 달리 용기 디자인까지 한 번에 해결해 준다는 점을 비교 우위로 내세우는 배경이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즉시 판매 가능한 완성품을 공급하는 이른바 ‘턴키 비즈니스’다. 개발비 절감뿐 아니라 용기 수급 단계에서 발생하는 일정 지연, 품질 관리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수주 본격화되며 기지개…연말 가동률 50%로사업이 본격화된 건 2023년 1월 자회사 모나미 코스메틱을 세운 뒤부터다. 현재 에뛰드의 디어달링 마커틴트, 듀이트리의 톤업쉐이드 선쿠션, 입큰의 베이스 제품 등이 용인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선쿠션의 경우 1회 납품량이 20만개에 달하는 효자 상품이다. 모나미 코스메틱의 작년 매출은 60억원대다. 올해는 두 배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공장 가동률은 20%인데, 연말까지 50%로 높이는 게 목표다. 풀캐파(100% 가동·4500만개 생산) 도달 시 연매출은 300억원까지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눈·입술 메이크업용 제품에서 시작해 베이스, 선케어로 카테고리를 대폭 넓힌 결과 작년 수주 물량은 전년 대비 네 배로 늘었다. 클렌징 등 신규 라인도 준비 중이다.경기 용인테크노밸리 내 모나미 코스메틱 생산 공장 충진실에서 직원들이 선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유럽 최대 규모 뷰티 전시회 중 하나인 ‘메이크업 인 파리’(Makeup in Paris)에 제품을 출품하고, 글로벌 브랜드사와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태국판 쓰리컨셉아이즈(3CE)로 불리는 메르츠카(Merrezca)와 협업해 4개 상품군(SKU)으로 구성된 베이스 쿠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달 말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입한다. 글로벌 뷰티 기업 키스뉴욕과 수주 계약을 맺고 리퀴드 아이라이너 등 런칭을 앞두고 있다. 미주, 동남아시아에 이어 장기적으로는 유럽 진출까지 계획 중이다.국내 화장품 ODM·OEM 시장은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전통 강자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K뷰티에 대한 수요가 국경을 넘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회 요인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대량 생산에 강한 선발 기업들과 달리 색조에 특화된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박경현 모나미 코스메틱 대표는 “모나미 그룹의 일부지만, 독립적 화장품 ODM·OEM사로 자체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며 “글로벌 뷰티 제조사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박경현 모나미 코스메틱 대표가 24일 경기 용인테크노밸리 내 생산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모나미 코스메틱 제공용인=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