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살아야"…더본코리아, '관광 한국' 시동

지역개발 ESG 핵심 사업으로…전국 확장여주·삽교 등 지역 확대…도심 장터광장 추진백종원 "50억 적자는 R&D 비용…보이지 않는 수익"그래픽=비즈워치더본코리아가 충남 예산상설시장(예산시장) 개발 경험을 발판 삼아 지역개발 사업의 전국 확산에 나선다. 지난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둘러싼 논란으로 위축됐던 지역개발 사업을 중장기 전략으로 재정립하고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국 외식산업개발원 네트워크와 지역 특산물 메뉴 데이터를 자산으로 쌓아 프랜차이즈·식품유통·호텔 사업과 연계한다는 목표다.백종원이 꿈꾸는 '관광한국'더본코리아는 지난 26일 충남 예산군 더본코리아 예산 외식산업개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역 먹거리·상권·관광을 연결하는 지역개발 모델을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각종 논란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올해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더본코리아가 지역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지역 소비가 살아야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파이도 커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229개 시·군·구 중 62곳이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등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게 백종원 대표의 우려다.백 대표는 "지역에 청년들이 없다는 건 산업에도, 농업에도, 외식업에도 미래가 없다는 것"이라며 "결국 국내 외식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유일한 방법은 외부에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26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더본코리아 예산 외식산업개발원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역개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그래서 백 대표가 눈길을 준 것이 '관광'이다. 지역마다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외지인과 외국인을 끌어들이면 지역 소비도 살아나고 외식 시장도 커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에 주목한 계기는 '골목식당'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였다"며 "지역에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의 힘을 직접 확인했고 이를 체계화한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백 대표는 지역개발의 참고 사례로 일본의 지역 관광 모델을 제시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지역에 집중 투자하며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축제와 상권을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백 대표는 "일본은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그 지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 사야만 하는 특산물이 있다"며 "도쿄 번화가에도 지역 상품만 파는 백화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고 설명했다.더본코리아가 '전통시장'과 '지역 축제'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 관광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기존 지자체 주도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 백 대표의 생각이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외식 전문가 등 축제 기획 역량을 갖추기 어려워서다. 실제로 기존에 지역 사업에 참여했던 마케팅·기획 중심 기업들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그는 "지역 축제 기획에 참여했던 기업 대부분은 마케팅 회사, 공연 기획사들이었다"며 "지속적으로 지역을 찾을 이유를 만들기보다 조형물을 세우거나 단발성 축제를 여는 방식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선투자로 살린 전통시장반면 더본코리아는 외식 전문성을 앞세워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개발부터 청년 창업 지원·관광 콘텐츠 기획·유휴공간 재생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지역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대표적인 곳이 더본코리아가 지역개발 모델의 성공 사례로 내세우는 '충남 예산시장'이다. 예산시장은 한때 하루 방문객이 10여 명에 불과했던 전통시장이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와 예산군, 지역 상인의 협업을 통해 지난 5월 기준 누적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26일 오후 예산상설시장 내 매장에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예산시장 개발의 출발점은 더본코리아의 선투자였다. 백 대표는 시장 활성화 의지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 예산시장 내 50년 된 낡은 화장실 자리에 최신식 화장실을 새로 지어 예산군에 기부채납했다. 이후 백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예덕학원을 통해 시장 내 매장 5개를 매입했다. 더본코리아는 이 매장 점주들에게 인테리어와 집기·레시피를 무상 제공하고 월 임대료도 아주 낮게 책정했다.이와 함께 더본코리아는 예산군에 외식산업개발원을 설립해 상주 인력도 배치했다. 이곳에서는 위생 교육과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타 지역 청년들이 예산에 정착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보증금과 인테리어·메뉴 개발·교육비도 부담했다. 지역 자활센터와도 협업해 취약계층에게 예산시장 내 청소·정리 업무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이런 더본코리아의 선투자는 지역 발전의 '마중물'이 됐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중앙정부도 긴급 특별 자금을 편성하며 뒤를 받쳤다. 예산군도 주차장 확충 등 인프라 정비에 나섰다. 백 대표는 "처음부터 지자체 자금이 들어온 게 아니라 더본코리아가 먼저 움직이니 그 다음에 따라온 것"이라며 "우리가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예산 넘어 전국으로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개발 모델을 전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예산군 인근에 위치한 충남방적 유휴공간에 예산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충남방적이 문을 닫은 후 23년간 방치된 3만평 부지는 레트로 감성을 살린 복합문화단지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예산군의 또 다른 전통시장인 삽교시장에서는 '곱창특화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예산군 내 폐교를 활용한 전통주 체험 단지도 구축하고 있다.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경기도 여주시의 유휴시설 등에 예산시장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추진할 예정이다.더본코리아표 지역 개발의 최종 단계는 도심 '장터광장'이다. 지역에서 검증한 특산물 기반 메뉴를 서울 강남과 같은 도심 상권에서 선보이는 매장의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곳에서 젊은 소비자들이 지역 특산물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만들겠다는 게 백 대표의 생각이다.백 대표는 "강남역 같은 도심에 예산 장터광장, 통영 장터광장이 나란히 들어서면 소비자들이 예산 꽈리고추·통영 굴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지역 생산자들도 스스로 단순 농산물 생산·판매를 넘어 가공·유통까지 직접 나서는 6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더본코리아가 '장터광장' 상표권을 출원한 것을 두고 독점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장터광장을 가맹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 더본코리아의 설명이다. 그는 "방송에서 소개한 '덮죽' 메뉴를 누군가 상표 등록해버리면서 피해를 보는 일이 있었다"며 "장터광장도 누군가 선점해서 정작 더본코리아나 지역이 쓰지 못하게 될까 봐 보호 차원에서 등록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지역 특산물인 꽈리고추, 국수 등을 이용해 만든 예산상설시장 내 메뉴들. / 사진=더본코리아백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런 지역개발 사업을 통해 한국을 관광 국가로 만드는 데 있다. 백 대표는 "전국 지자체가 관광객을 맞이하겠다는 식으로 생각만 조금 바꾸면 우리나라는 정말 무서운 관광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더본코리아는 지역개발 사업을 당장의 수익 사업보다는 ESG 경영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역개발 사업 자체가 사회적 가치 창출과 기업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누적된 적자는 51억원에 달하지만 백 대표는 이를 손실로 보지 않는다.백 대표는 "이 적자는 단순 손실이 아니라 전국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역 식자재와 메뉴 데이터를 얻기 위한 R&D 비용"이라며 "우리 회사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수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더본코리아는 지역개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기존 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상권이 살아나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대로 이어지고 비즈니스 호텔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또 여기에서 확보한 지역 특산물 데이터와, 소비자 데이터는 식품유통 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백 대표는 이에 대해 '돈 버는 게 꿈'이라고 진솔하게 답했다. 그는 "다만 '칭찬받으면서' 돈을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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