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 회생 사태 이후, 달릴 열차도 살 방법도 없어… 협력사 생....

[K철도 정상화 위한 전략적 과제와 현실적 대안]계약 해지 사태로 생산라인 스톱… 협력사 대금 체불-납품 중단 고통선제작한 부품도 고스란히 고철로코레일 ‘ITX-마음’ 신규 발주 강행… 벼랑 끝 협력업체 배려 등 아쉬워“협력사 생존 골든타임 얼마 안남아… 국가적 차원의 실질적 해법 마련을” 다원시스 철도 사업 정상화 촉구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서울역 광장에 집결해 “수천억 원 자재가 고철로 변하고 있다! 즉시 생산을 허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철도 협력사 비대위 제공한국 철도 산업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다원시스의 회생 신청에 대해 살펴본 지난 4월 16일 자 기사에 이어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과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대한민국 철도차량 산업이 구조적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국내 전동차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보유했던 다원시스가 2026년 3월 수원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코레일·서울교통공사 등 주요 발주처들이 잇달아 계약을 해지했다.이에 따라 EMU-150(ITX-마음) 생산 라인이 멈췄고 무궁화호 대체 사업 전반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한국 철도차량 산업은 1990년대 최저가 낙찰제 도입 이후 수십 년간 반복된 출혈 수주, 허술한 계약 이행 검증, 선금 돌려막기 구조라는 고질병을 앓아왔다.이번 사태는 그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다. 문제는 그 파장이 큰 기업 한 곳의 도산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공급망을 지탱해온 80여 개 중소 협력사가 제작 대금 체불과 납품 중단의 이중고 속에서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레일의 신규 발주 선언 이후 현장의 분노는 집회와 탄원서로 폭발했다.거리로 나온 협력사들의 절규지난 21일 서울역 광장에 낯선 현수막이 내걸렸다. ‘멈춰선 제작라인에 수천 명의 목숨줄이 끊긴다.’ 다원시스 철도 사업 정상화 촉구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철도 협력사 비대위) 소속 80여 개 중소 협력업체 대표자가 집결한 자리였다. 이들은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수원회생법원, 국토교통위원회를 수신처로 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이들이 이 자리에 나온 것은 특정 기업의 편을 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다원시스의 경영이 악화되는 동안 정당한 납품 대금도 받지 못했고 발주처의 생산 독려로 원자재와 재공품(제조 과정에 있는 물품)을 공장에 쌓아 왔지만 이를 해결할 방법은 아무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전동차 제작 라인이 멈춘 지 수개월이 흐르는 동안 납품 대금조차 받지 못한 채 반제품을 쌓아두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필요한 것은 서류상의 규정이 아니라 당장의 살길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우리는 아무 잘못 없이 하루아침에 피해자가 됐다. 급하다며 독려하길래 밤낮없이 공장을 가동해 물량을 맞춰놨는데 이제는 만들어 놓은 제품을 쓸 수조차 없는 상황이 됐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채 모두 외면하고 있다”라고 울분을 쏟았다.협력사들의 분노가 특히 집중된 것은 코레일의 신규 발주 방침이었다. 신규 입찰을 통해 새로운 계약자가 선정되더라도 기존 협력업체들이 제작한 부품이 실제 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차량 설계가 변경될 경우 다원시스 기준에 맞춰 이미 생산을 완료한 부품들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시간과 노력, 생산 역량을 투입해 제작한 제품이 하루아침에 ‘고철’로 전락하는 셈이다.새로운 사업자는 다원시스와는 다른 설계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므로 기존 부품의 호환성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이미 생산된 부품들은 다원시스의 설계와 설비 체계에 맞춰 제작된 만큼 다른 시스템에서는 정상적인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 속에서 협력업체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은 채 막대한 손실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한 협력사 대표는 “납품 후 받지 못한 대금보다 공장에 쌓여 있는 원자재 재고와 이미 제작에 들어간 재공품에 묶인 자금 규모가 훨씬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부품 공급망이 무너진다면 이미 제작에 투입된 수천억 원의 국민 세금과 협력업체가 애써 쌓아 놓은 기술력을 자체 폐기하는 것으로 이는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1차 협력업체들이 보유한 원재료와 재공품 규모만 약 1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2·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묶여 있는 자금 규모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수백만 명의 국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과 철도 교통망의 안전 골든타임이 소리 없이 줄어들고 있다. K철도 도약을 위한 결단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100년 기업을 향해 취재팀코레일의 정면 돌파와 그 이면코레일은 지난달 22일 대전 본사에서 ‘일반열차 수급 안정화를 위한 종합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공개했다. 핵심은 오는 6월부터 계약이 해지된 간선형 전동차 EMU-150 물량을 전면 신규 발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당장의 차량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도 병행 추진된다. 올해 258칸, 내년 278칸의 무궁화호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2029년까지 약 680억 원을 투입해 무궁화호 노후 객차 280칸을 전면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주행장치·승강문·배전반 등 핵심 안전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좌석·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최신 사양으로 바꾸는 방식이다.중장기적으로는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기술평가 비중을 강화하고 생산능력 검증 지표를 신설하는 등 입찰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단순한 제도 개선 차원을 넘어 무궁화호 리모델링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단기 공백 대응과 차량 제작사 과부하 우려, 향후 제도 정비를 위한 시간 확보 등 코레일의 복합적인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실제 후속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계약 해지 물량 가운데 1차 잔여분 30칸과 3차 잔여분 116칸을 합한 총 146칸 규모의 사업은 지난 15일 사전 규격서가 공개됐으며 6월 말 정식 입찰 공고가 예정돼 있다. 이번 입찰은 최저가 입찰제로 불리는 기존 ‘가격·기술 2단계 동시 경쟁입찰’의 가격 중심 경쟁 방식에서 벗어나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기술 리스크 등을 반영해 차량 단가는 과거 칸당 17억∼19억 원 수준에서 약 27억3000만 원으로 높아졌으며 총사업비는 약 4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2차분 208칸은 법률·행정 검토 등을 이유로 2027년 1월 별도 발주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호 리모델링 1차분(160칸) 입찰은 이미 15일 제안서 접수가 마감됐고 계약 후 2년 뒤인 2028년 말까지 납품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레일의 이번 결정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등 다른 발주처들도 조만간 코레일의 뒤를 따라 계약 해지 물량을 신규 발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원칙론적으로 보면 코레일의 선택은 흠잡기 어렵다. 절차적 투명성 면에서 신규 발주가 가장 명확한 경로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원론적 해법이 드러내지 않는 사회적·경제적 비용에 주목한다. 이번 사태로 발생한 막대한 비용과 피해의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또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신규 발주 후 실제 납품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될 경우 새 전동차가 현장에 투입돼 선로를 달리는 시점은 사실상 2030년대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코레일은 680억 원을 들여 노후 무궁화호를 리모델링해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2년 이상의 운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이것이 최선의 해법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전한다. 국민의 이동권과 안전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더 큰 문제는 코레일이 6년에 걸쳐 다원시스 동일 업체에 물량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리와 생산능력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냐는 점이다. 현장에 파견된 코레일 직원들은 공정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원시스의 생산능력 한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나 면밀한 검토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현재 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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