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반도체 쏠림에…새내기株 절반 공모가 밑돌아

■차갑게 식은 공모주 시장상장후 급등 종목도 대부분 제자리코스모로보틱스 등 AI·로봇만 선방개인 순매수 87% 삼전닉스에 집중성장성보다 실적 검증 대형주 선호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증시 자금이 집중되면서 신규 상장 종목 절반 가량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상장 직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종목들마저 최근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신규 상장주 전반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4개 종목 가운데 5일 종가 기준 공모가를 하회한 종목은 6개로 집계됐다. 한패스는 공모가 1만 9000원보다 54.3% 낮은 8690원에 거래를 마쳤고, 에스팀도 공모가 8500원 대비 36.2% 하락한 5420원에 마감했다. 케이뱅크 역시 공모가 8300원보다 32.9% 낮은 5570원에 거래됐다. 이 밖에도 채비(-26.7%), 인벤테라(-24.1%), 폴레드(-13.5%) 등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올해 상장 종목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공모가를 웃도는 종목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액스비스, 카나프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메쥬, 덕양에너젠 등 5개 종목은 공모가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실제 액스비스의 공모가는 1만 1500원으로 상장 첫날 4만 6000원까지 올랐지만 5일 종가는 1만 5590원으로 1만 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도 상장 첫날 공모가(2만 6000원)을 훌쩍 뛰어넘은 10만 4000원까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공모가와 유사한 2만 78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메쥬 역시 상장 직후 고점 대비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상장 초기 급등세에 혹해 투자했다면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한 것이다.반면 공모가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은 사실상 리센스메디컬과 코스모로보틱스, 마키나락스 정도에 불과하다. 리센스메디컬은 공모가 대비 84.5%, 마키나락스는 78.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공모가 6000원에서 이달 5일 기준 주가가 2만 8450원으로 올라 374.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그나마 AI·로봇 분야 기업들만 선방했다.이처럼 공모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동안 증시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로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12만 8500원에서 이달 5일 32만 9000원으로 156%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67만 7000원에서 207만 원으로 205.7% 급등했다. 개인투자자가 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5조 206억 원, 28조 102억 원 순매수한 영향이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72조 745억 원을 순매수 했는데, 이 중 63조 308억 원(87%)이 삼전·닉스에 쏠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8178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에 지난달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이후 두 종목으로의 자금 쏠림은 더욱 심화됐다. 시장에서는 성장성보다 실적이 검증된 대형주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신규 상장 종목으로 유입될 자금이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AI와 바이오 등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지만 투자자들은 미래 가치보다 당장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대형주 노출도가 높은 ETF로는 순유입이, 반도체 소부장 노출도가 높은 반도체 ETF에는 순유출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자금 쏠림이 밸류체인 전반에서 초대형주로 한층 집중되는 차별화 국면 진입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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