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중·러 군사정보기관 악용 우려”…앤스로픽 차단 이유는

상무장관 서한 내용 첫 공개“외국인·해외 모든 접근 중단” 요구보안 전문가 100여 명 규제 철회 촉구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전면 중단시킨 이유가 중국과 러시아 군사정보기관의 악용 가능성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국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는 “실제 위험은 과장됐으며 오히려 미국의 방어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 러시아 등 우려 국가의 군사·정보기관이 해당 모델을 활용할 위험이 있다”며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외국인에 대한 모델 수출 및 접근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서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토스5와 페이블5가 적대국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상무부는 미국 내 외국인에게 모델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사실상 수출로 간주하고 별도 허가를 받도록 요구했다.이번 조치는 2018년 제정된 수출통제개혁법(ECRA)에 따른 ‘신흥기술 통제 권한’을 활용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특정 AI 모델 자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사실상 서비스 중단을 강제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앤스로픽은 정부 명령을 받은 직후 미토스5와 페이블5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회사 측은 “정부가 지적한 것은 기존에도 알려져 있던 소수의 경미한 취약점”이라며 “다른 공개 AI 모델들도 유사한 수준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논란은 미국 사이버 보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어도비 등 주요 기술기업 관계자와 보안 전문가 100여 명은 지난 14일 러트닉 장관과 숀 케언크로스 국가사이버국장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규제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토스 모델은 뛰어난 보안 분석 능력을 갖고 있지만 유일한 수준은 아니다”며 “다수의 공개 모델과 오픈소스 모델도 비슷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중국 AI 모델들은 이미 미국 최고 수준 모델에 수개월 차이로 따라붙고 있다”며 “미국 기업과 연구자들만 최첨단 방어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국가안보 측면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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