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미디어, '역대급'실적에도…시장에서 밸류에이션 냉소받는...

작년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 572억원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오너 일가 '현금 창구 아니냐'는 지적 제기박기석 시공테크 회장과 아이스크림미디어. [사진=고려대 대외협력처 홈페이지, 그래픽=디지털데일리][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교육 플랫폼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지난해 고성장·고수익을 동시에 달성하며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이익이 어디로 흘러가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외형상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자본 흐름은 모회사 시공테크의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박기석 회장 등 오너 일가에 집중되는 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교육 플랫폼 사업 확대…탄탄한 재무 안전성 유지6일 아이스크림미디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지난해 매출 약 1959억원, 영업이익 약 618억원, 당기순이익 약 492억원을 기록했다.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7%, 34.0%, 58.2%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률은 31%를 웃도는 수준이다. 순이익률은 25.1%로 수익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이 회사의 재무상태를 보면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약 2668억원, 부채총계는 약 624억원, 자본총계는 약 2044억원이다. 전년 대비 자산은 약 440억원(+19.7%), 부채는 약 228억원(+57.5%), 자본은 약 212억원(+11.6%) 증가했다.같은 기간 유동자산은 약 1612억원, 비유동자산은 약 1056억원, 유동부채는 약 621억원, 비유동부채는 약 2억6100만원이다.비율로 풀어보면 부채비율은 약 30.5%이며 유동비율은 약 259.6%이다. 자본구조 자체는 여전히 안정적인 편으로 지난해 말 숫자만 놓고 유동성이 부족하다거나 차입 부담으로 재무가 흔들리는 회사로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유동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에 해당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약 572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되며 현금창출력도 크게 개선됐다.허주환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 [사진=아이스크림미디어 홈페이지 갈무리]아이스크림미디어의 탄탄한 재무구조는 본업의 성장에서 비롯된다.교사 출신으로 ▲야후코리아 콘텐츠&커뮤니티 본부장 ▲다음커뮤니케이션 디지털 콘텐츠 본부장 ▲카카오 UGC 총괄 본부장 등을 역임한 허주환 대표가 2021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해 3월 선임된 현준우 대표를 더해 현재 2인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아이스크림미디어는 교육출판, 이커머스, 연수사업, 기타(해외사업) 등 4개 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교육출판 부문에서는 디지털 수업 플랫폼 '아이스크림S'를 중심으로 교사·학부모·학생 간 학교 소통을 지원하는 앱 '하이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아이스크림S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교과서 출판업에 진출해 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과목에 교과서를 공급하고 있다.이 외에도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커머스 부문에서 교구 및 교자재 전문 온라인몰인 '아이스크림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수사업 부문에서는 교사 원격연수 플랫폼 '아이스크림연수원'을 통해 교원 직무연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5~6학년 교과서 검정 통과에 따른 공급 확대와 더불어 아이스크림S 등 주요 플랫폼 트래픽 증가에 따른 광고수익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커머스 부문에서 아이스크림몰의 매출 증가도 실적 개선을 견인한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됐다.◆실적·재무 탄탄하지만 오너 일가 60%대 지분에 배당 쏠림 여전현금흐름은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지난해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573억원으로 전년 약 401억원보다 좋아졌다.반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약 -679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약 -202억원이며 기말 현금은 309억1300만원 가량 감소했다.투자활동 유출 확대는 고수익 금융상품 재배치 영향이 크고 재무활동 유출은 배당 290억원과 자기주식 취득 20억원이 주된 원인이다. 즉 지난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돈을 못 벌어서 현금이 줄어들었다기보다 벌어들인 자금을 적극적으로 배당·자사주·투자자산으로 돌린 해에 가깝다.[사진=아이스크림미디어 사업보고서 갈무리]이런 구조는 배당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표면적으로 보면 실적과 재무 모두 흠잡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지난해 말 기준 아이스크림미디어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0.92%이며 최대주주 시공테크(26.17%)를 중심으로 박기석 회장(17.75%), 자녀 박대민(9.35%), 박효민(5.71%) 등 오너 일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특수관계인 중 박 회장 오너 일가를 제외한 3인은 김승태·허주환·현준우 등으로 각각 시공테크·아이스크림미디어의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이들 3인이 보유한 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0.53%(7만3529주)에 불과해 오너와 그의 가족들이 확보한 지분율은 60%가 넘는 상황이다.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실질적 지배주주인 박 회장의 처남 지분이 빠지고 아이스크림미디어 각자 대표들이 지분을 확보한 것 외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모습이다.같은 시점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너 일가는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다. 형식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지만 자본과 의결권은 여전히 오너 일가에 집중된 구조다.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 한 해 동안 결산배당 94억원과 중간·분기배당 196억원을 포함해 총 29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여기에 자기주식 취득 20억원까지 더하면 약 310억원 규모의 현금이 배당 및 자사주 취득을 통해 유출된 셈이다. 이는 같은 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 572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배당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지분이 분산된 기업에서의 배당은 주주 전반에 대한 환원으로 해석되지만 과반 지분이 특정 집단에 집중된 경우에는 동일한 배당도 실질적으로는 특정 주주의 현금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아이스크림미디어는 실적이 개선될수록 오히려 오너 일가의 현금 회수 여력이 더 커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소액주주 입장에서 실적 개선이 곧바로 주가 상승이나 장기 가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26.12%에 그친다.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경우 실적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받기 어려운 이유가 이런 지배구조에 따른 현금 흐름에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지배구조 디스카운트 요인이며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적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 사이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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