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 외국계 IB 공매도에 '쇼티지 카드'로 대응

국내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의 최대주주와 외국계 IB(투자은행) 간 수급전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막대한 대차잔고를 앞세워 시세를 압박하는 가운데 차입 주식의 상환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 최대주주는 공격적으로 유통 물량을 흡수하면서 시장 내 주식 '쇼티지(공급 부족)'를 가시화하고 있다.메릴린치 1년 공매도…모건스탠리 가세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옥션 공매도 순보유잔고 대량보유자에는 영국계 기관인 메릴린치인터내셔날과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메릴린치인터내셔날은 지난해 4월 30일을 최초 의무발생일로 1년 넘게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해 왔다.특히 모건스탠리는 가장 최근인 21일 신규 공매도 대량보유자로 명단에 등장했다. 케이옥션의 최대주주인 티에이어드바이저가 주가 방어와 반대매매 대응을 위해 장내 매수를 집중하던 시기다.공매도 압박의 핵심은 미집행 대차잔고다. 이들은 주식을 차입해 대차잔고를 늘리면서 실제 공매도 체결은 제한적으로 유지했다. 지난달 중순 기준 케이옥션의 대차잔고 49만6445주 가운데 실제 공매도로 체결되지 않은 미집행잔고가 42만2000주에 달했다.대차잔고 증가는 통상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인식되며 주가 하락 압력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선 실제 매도 여부와 별개로 대규모 대차잔고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을 인식시켜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바라본다.기계적 매매 정황도 논란을 키웠다. 특정 거래일 장 시작 후 2~3시간 만에 16만주 규모의 매도·매수 주문이 집중적으로 출회됐다. 이는 케이옥션 주요 주주의 보유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반대매매 방어선 구축…쇼티지에 쏠린 눈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시장에서는 최대주주의 재무 리스크가 거론되기도 했다. 티에이어드바이저는 신영증권에 케이옥션 주식 626만2522주(지분 22.95%)를 담보로 제공하고 70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담보유지비율(250%)을 적용한 단순 반대매매 추정 가격은 2794원이다. 27일 종가가 2970원까지 하락하며 반대매매 추정 가격에 가까워지고 있다.다만 케이옥션은 300만~500만주의 추가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있어 반대매매 리스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대주주 측은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섰다. 티에이어드바이저 및 특수관계인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장내에서 주식 16만8775주(0.62%)를 매수하며 지분율을 51.62%로 끌어올렸다.관건은 다가오는 대차거래 상환 일정이다. 자본시장에서 차입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은 통상 1년 이내에 실물 증권으로 상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기관들이 집중적으로 차입을 늘린 시기를 고려할 때, 5월 말부터 7월 말 사이 시장에 상환돼야 할 대차 물량이 40만주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공매도 세력이 갚아야 할 만기는 임박했지만, 최대주주가 시장에서 주식을 거둬들이며 시중 유통 물량은 점차 희소해지고 있다. 최대주주 측은 향후 30만~40만주 가량을 지속해서 추가 매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세력이 상환해야 할 규모와 맞먹는 물량을 최대주주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옥션 최대주주의 1% 지분 변동 공시가 나오는 시점은, 공매도를 겨냥한 쇼티지 전략의 본격화로 해석될 수 있다.양측 간 수급 대결이 이어질 경우 공매도 세력이 상환 기일을 맞추기 위해 비싼 값에 주식을 되사야 하는 '숏 스퀴즈'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반면 유통 주식수가 적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코스닥 중소형주 특성상 장기간 누적된 대차잔고와 미집행 물량이 수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IB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이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대차잔고로 시장을 누르는 상황에서 유통 물량을 잠가버릴 경우 숏 스퀴즈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하는 외국계 자본 공매도와 대주주의 수급 옥죄기가 어떤 선례를 남길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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