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빚투' 전방위 조이기에도…신용대출·마통, 1조 늘었다

11일 금융위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 가동 후 은행권 대출 제한 실시했지만8영업일 만에 신용대출·마통 1조원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잔액 추이/그래픽=윤선정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은행들이 잇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나섰지만,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요 은행권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빚투' 수요가 지속해서 몰리면서 잔액이 연일 치솟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일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8조6771억원으로 지난 11일(108조1379억) 대비 529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2조8170억원에서 43조3094억원으로 4924억원 증가했다. 단 8영업일 만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에서만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불어난 셈이다.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각 시중은행들이 즉각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개인신용대출 신규와 갈아타기를 중단하는 한편 신용대출과 마통 한도 제한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고연봉자라도 신용대출 신규 신청 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한편,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미사용 한도 감액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앞다퉈 내놨다. 그러나 금융위가 '비상관리체계'를 선포하고 은행들이 각종 방안을 실행했음에도 8영업일 만에 신용대출 5292억원,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4924억원 늘었다. 직전 일주일에 영업일당 1000억원 이상씩 신용대출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당국의 의도대로 규제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와 관련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은행권이 내놓은 신용대출·마통 한도 제한 조치는 신규 신청 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미 신용대출을 한도 이상으로 받은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소급 적용이 불가능한 대출 상품의 특성상 규제의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1억원, 마이너스 5000만원 한도 제한을 걸었지만 이미 '기한이익'을 누리고있는 연장 전 대출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를 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한도를 받아놓은 고객들은 이번 한도 제한 조치에 전혀 타격이 없다"며 "보통 은행권에서 한도 제한을 '신용대출 1억 이하' 이런 식으로 기준을 잡는데 사실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고객 자체가 흔치 않아 규제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나가 있는 대출이 많다 보니 규제 효과를 보려면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규제가 도리어 시장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일단 한도를 확보해두려는 '막차 타기' 식의 가수요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압박과 은행들의 전방위적인 한도 조이기에도 불구하고 증시 활황기에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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