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 지중화·물 재이용·RE100까지…반도체 클러스터 국비 지원 ‘....

경기 용인 반도체 일반 산단에 지어지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조감도. 용인일반산업단지 제공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격에 대해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초과 유동성을 부동산이 아니라 공장과 전력망, 용수 인프라, 연구시설, 장비산업, 새로운 도시로 흘려보내는 거시경제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기업이 미래를 내다보고 내린 전략적 결정”임을 강조하며 “부지, 전력, 용수, 도로 등 모든 기반시설을 신속히 지원하겠다. 인허가 역시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기업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발생하는 엄청난 세수를 반도체산업에 재투자해, 미국·중국 등 경쟁국이 넘을 수 없는 ‘초비용 진입장벽’을 쌓고, ‘초격차 기술적 해자(높은 진입장벽)’를 파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시설 조성에 특혜에 가까운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기존에도 반도체산업을 지원하는 특별법은 있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한창이던 2022년 2월 경제안보 관점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이 제정됐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근거로 이듬해 경기 용인·평택을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했다.올해 2월 제정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이 촉발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반도체 주권’을 지킨다는 좀 더 뚜렷한 목적을 담았다. 반도체산업에 특화한 기반시설 등 반도체 생산 공정에 최적화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 방안에 집중했다.특히 산업부가 지난 25일 입법예고한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은 전력망 지중화, 신·재생에너지 활용 시설, 폐수 재이용 지원 등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전력, 알이(RE)100, 용수 문제 등에 대한 세세한 지원 내용을 열거하고 있다.기존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시행령 역시 가스·도로·용수·전기 등 산업기반시설(천재지변 대비 이중화 시설 포함) 조성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원 기준 고시를 보면, 100조원 이상 반도체 투자에 대해 비수도권은 50%, 수도권은 40%까지 국비를 보조하도록 했다. 지원 대상 역시 구체성이 떨어진다.반면 반도체특별법과 그 시행령은 지역 구분 없이 기본 50%에서 최대 100%까지 국비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물론 기존 용인·평택 반도체 특화단지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9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최대한 포괄적으로 담으려고 했다.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용인 특화단지 등도 신규 클러스터로 지정하면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국비 지원 범위는 넓고 대상은 구체적이다. 반도체산업 기반시설은 전력과 용수가 핵심이다. 우선 전력공급시설의 경우 △전력선 지중화 △천재지변 대비 이중화 △탄소중립 이행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 시설 지원 등을 망라한다. 전력선 지중화 비용 지원은 송전탑 주민 수용도가 극도로 낮은 수도권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가 특히 혜택을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지원을 종합해 삼성전자는 7년,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2년 반도체 생산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용수공급시설은 △취수 △정수 △송·배수 △저장 시설 외에 ‘용수 재이용’ 관련 시설까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 생산에는 하루 수십만톤의 물이 필요하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반대하는 국민의힘 등에서는 용수 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경쟁사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는 용수 부족 문제 해결 및 ESG 경영 차원에서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한 물의 재이용률을 90%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삼성전자 역시 2024년 12월 경기 화성·오산에서 나오는 생활하수 처리수를 재생해 하루 12만톤 규모의 용수를 2029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국비 지원은 보통 산단(클러스터) 조성까지이다. 산단에서 공장으로 이어지는 각종 전력·용수 시설 등은 사업자가 비용을 대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20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정부·기업 투자가 집중되는 만큼, 특혜 수준의 정부 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비용 지원 대상과 범위를 어느 수준까지 할 것인지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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