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산업, 미래설계자들]온디바이스 AI 시대, 기판은 더 바빠진다…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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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교헌 LG이노텍 SiP개발팀장온디바이스AI 시대에 RF-SiP 존재감 여전글로벌 톱5 빅테크 점유율 70% 압도'구리기둥' 성공 신화 넘어 6G 시장 선점표면처리·공차 제어 등 4대 미래 기술베트남 신공장 증설로 공급 한계 돌파편집자주K산업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을 설계하는 차세대 기술 연구원과 엔지니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실핏줄이자 미래의 한국을 먹여 살릴 진정한 주역들입니다. 아시아경제는 이들의 혁신적인 기술 세계와 미래 비전을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 'K산업, 미래설계자들' 연재를 시작합니다. 아홉 번째 주인공은 글로벌 무대에서 무선 통신 기판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차세대 통신 영토를 설계 중인 구교헌 LG이노텍 SiP개발팀장입니다.6G 시대를 앞두고 반도체 패키징 기판 기술이 차세대 통신 패권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부터 로봇까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무선 통신 부품이 처리해야 할 주파수 데이터양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에서 발열을 잡고 신호 간섭을 최소화하는 기판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다.여러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SiP(System in Package) 기술을 개발하는 구교헌 LG이노텍 SiP개발팀장에게 한국 반도체 패키징 부품 산업의 방향을 들었다.구교헌 LG이노텍 SiP개발팀장이 25일 강서구 마곡동 LG이노텍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LG이노텍구 팀장은 지난 25일 강서구 마곡동 LG이노텍 본사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온디바이스 AI 확산이 통신 기판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기기 자체 연산이 늘어나더라도 결국 AI가 학습하고 비약적으로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외부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와 끊임없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이다.구 팀장은 "온디바이스 AI의 바탕에는 결국 데이터 송수신이 깔려 있고, AI화가 진행될수록 기기가 수집하고 처리해야 할 주파수 정보의 양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며 "5G를 넘어 6G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 채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데, 이는 우리가 귀로 듣는 소리가 훨씬 많아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정보의 볼륨이 커지면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 기판의 성능 고도화와 초용량화는 필수적이다. RF-SiP는 전력 증폭기, 스위치, 필터 등 무선 통신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을 하나의 기판 위에 촘촘히 얹어 독립된 시스템 패키지로 만드는 첨단 후공정 기술이다.구 팀장은 "조밀하게 모인 부품들의 치명적인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부품끼리 서로 미세 신호를 방해하는 간섭 장애를 기판 내부에서 완벽히 차단하는 초정밀 매칭 기술이 미래 통신 시장의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코퍼 포스트(구리기둥) 기술이 적용된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 기판. LG이노텍SiP개발팀의 자신감 뒤에는 실적이 있다. LG이노텍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한 '코퍼 포스트(구리기둥)' 기술이다.기존 기판은 납땜용 구슬(솔더볼)로 부품을 연결했다. 통신 세대가 진화하면서 탑재 부품 수가 60% 이상 늘자 좁아진 간격에서 납끼리 엉겨 합선이 나는 문제가 생겼다. 구 팀장은 기판 위에 구리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작은 솔더볼을 얹는 방식으로 15년 묵은 난제를 풀었다.구 팀장은 "공정 과정의 미세 편차를 줄이기 위해 도금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에 딥러닝시켜 최적의 도금 조건을 산출해 내는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남들이 안 된다며 손사래 치던 기술을 AI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2년 만에 양산 수율로 증명해 냈다"고 말했다.LG이노텍은 글로벌 톱5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고객사 기준 시장 점유율 약 70%로 10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베트남에 반도체 기판 신공장을 착공한다.구 팀장의 다음 목표는 6G 시장을 겨냥한 4대 기술이다. ▲신호 손실을 줄이는 표면 처리 기술(스킨 이펙트 제어) ▲코퍼 포스트 기반 초소형화 기술 ▲기판 내부 층을 정밀하게 쌓는 고정밀 적층 기술 ▲절연층 두께 편차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구 팀장은 "현재 코퍼 포스트를 이을 넥스트 혁신 과제로 기판 공정의 미세 오차(극한 공차)를 지금보다 50% 이상 추가 감소시키는 초정밀 극한 공정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차가 50% 이상 줄어들면 여러 채널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방해 없이 명확하게 모듈에 전달돼 완제품의 품질과 신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구 팀장은 과거 동료들과 고주파 안테나 패키지(AiP) 기판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장영실상을 받았다. 숱한 실패를 겪었지만 불가능하다던 기술을 끝내 구현해낸 경험이 그의 밑천이다.팀장이 된 뒤 그의 시각은 달라졌다. "엔지니어는 자신의 경험을 정답처럼 밀어붙이기 쉬운데, 이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SiP개발팀은 직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운영한다. 후배들에게는 기술적 호기심보다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고민하라고 조언한다.그는 "실패에서 나온 데이터와 경험을 축적하는 조직 문화가 10년 세계 1위의 바탕"이라며 "남들이 포기한 한계 너머에 솔루션이 있다는 믿음으로 고객에게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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