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사라지자 IPO 주관서 자취 감춘 해외I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올해 이목을 끌 만한 대어가 등장하지 않자 주관사로서 해외 투자은행(IB)의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주관 실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던 글로벌 IB들이 올해 들어서는 일제히 순위권 밖으로 나갔다.초대형 공모가 나오지 않은 데다 시장 전반의 위축이 겹치면서 IPO 주관 시장 전반이 보수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29일 넘버스 리그테이블 자체 집계시스템 넘버스풀(Numbers Pool)에 따르면 지난해 1~6월 IPO 주관 실적 10위권에는 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 JP모간 등 해외 IB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주관 실적은 주관사가 직접 인수한 금액에 더해 인수사로만 참여한 곳들의 몫을 주관사들에 균등분배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특히 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에 이어 공동 3위를 차지했었다. 주관 실적은 2425억원으로 1위인 미래에셋의 3671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JP모간은 1105억원을 주관해 10위를 차지했다.반면 올해 같은 기간 IPO 주관 리그테이블 상위 10위에는 글로벌 IB가 한 곳도 등장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이 3729억원으로 1위에 오르고, 삼성증권이 3125억원으로 뒤를 추격하는 모습이다. 그 다음으로 △KB증권(1332억원) △미래에셋증권(1278억원) △한국투자증권(1271억원)이 뒤를 이었다. 6위인 신한투자증권(647억원) 등 5위권 밖에 있는 회사의 주관 규모는 적게는 100억원대에서 많게는 600억원대에 그쳤다.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이른바 대어로 불리는 IPO의 부재가 거론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LG CNS가 단일 거래만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는 대형 IPO로 주목받았다. 한국 IPO 주관에 비교적 소극적인 해외 IB들도 공모 규모가 큰 거래에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 JP모간은 모두 국내 시장에서 LG CNS의 IPO 주관에만 참여했다. 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의 LG CNS 주관 규모는 각각 242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1165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LG CNS의 IPO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국내에서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 IPO로 모집한 자금은 총 4조7265억원이었다. LG CNS 홀로 전체의 25.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해외 IB의 참여를 유인할 만한 초대형 딜이 나오지 않았다.여기에 IPO 시장 전반의 위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최대 IPO였던 케이뱅크의 모집 자금 규모는 4980억원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2590억원, 2390억원씩 담당했다.이를 제외하면 상반기 상장 기업들의 공모 규모는 대체로 수백억원 수준에 그쳐 단일 거래 만으로 주관 순위를 뒤흔들거나 해외 IB도 눈독을 들일만한 대형 딜은 없었다. 상대적으로 딜 규모가 작은 환경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주관을 맡아 소화하는 구조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투자 업계 관계자는 "다수 중소형 기업들은 도전적인 상장보다는 프리IPO나 상장 준비 단계에서 타이밍을 엿보는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준비가 완전히 끝난 일부 딜만 선택적으로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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