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된 집에도 매수자 줄 선다”

대출 한도축소 기조에 막차 수요 확산“1억 올려도 집보겠다” 호가도 치솟아동대문 8개월새 18%↑, 관악 등도 강세 ‘6억원 대출 가능’ 단지에 수요 집중“가압류가 설정돼 있어 시세보다 조금 싸게 나온 집이 있어요. 압류를 풀어야 해서 계약금을 다른 집보다 두 배 넘게 내야하는데도, 대출 규제 전에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이 줄을 섰어요. 집을 보려고 해도 대기번호를 받아야 할 정도입니다.”(서울 서대문구 공인중개사)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조이면서 서울 내 ‘15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 시장으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의 대출 한도마저 빠르게 소진되자,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대출 문 잠그기 나선 은행권…현장선 “1억씩 올려도 매물 보려고 줄 서”=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중저가 아파트시장에서는 매물이 나오는 족족 거래가 되고 있다. 지난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뒤 매물 잠김이 심화한 데다 그나마 있는 매물도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막차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종로구 소재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호가를 2000만원이나 갑자기 올렸는데도 주말에 집을 보고 싶다고 한 매수자가 세 팀이나 된다”며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동대문구의 B 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마지막 실거래가에 1억원을 더 올려서 매물을 내놔도 보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말했다.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점도 매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하며 주담대 관리에 나선다. 해당 보험·보증 가입이 제한되면 주담대 차주는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이 반영된 한도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역에 따라 최대 5500만원까지 방공제가 적용되는데, 그만큼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셈이다.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내달 1일부터 MCI·MCG 가입을 제한하며 한도를 줄인다. 이렇게 되면 온전한 한도가 나오는 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모든 시중은행이 대출 총량 관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15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주담대 6억원 제한’ 등 기존 규제에 더해 은행들의 총량관리까지 더해지면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진다.2금융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100bp(1bp=0.01%포인트) 가량 더 비싸지만, 그마저도 한도가 거의 찼다. 한 대출모집인은 “보험사 주담대의 경우 이미 7월과 8월 대출분은 모두 마감됐다”며 “9월 잔금분은 아직 한도가 남아있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고, 현재 대출이 너무 몰려 (승인을) 거절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6억까지 대출 된다” 중저가 단지 강세…동대문 평균 매매가격, 9억→11억대 껑충=대출 제한을 앞두고 매수세가 몰리며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22일 이후 전날까지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동대문구로 나타났다. 동대문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9억6703만원에서 11억4323만원으로 18.2% 상승했다.평균 9억원대 머물러 있던 동대문 지역 중저가 아파트에 신혼부부·사회초년생 등 실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약 8개월 만에 9억원대에서 11억원대로 뛴 것이다. 같은 기간 관악구도 8억2361만원에서 9억4949만원으로 15.3% 상승했고, 성북구(8억7368만원→9억9967만원)와 강서구(9억3739만원→10억6612만원)도 각각 14.4%, 13.7%씩 뛰었다.‘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격이 6억4960만원에서 7억100만원, 6억6304만원에서 7억2733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상승률로 보면 노원구는 7.9%, 강북구는 9.6%다. 도봉구도 같은 기간 5억9643만원에서 6억3064만원으로 총 5.7% 상승해 6억원 선을 처음으로 넘었다.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외곽 지역의 경우 정책대출이 가능한 6억원 전후 아파트나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무주택 1인 가구, 신혼부부 등 실수요 유입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실수요가 몰리는 지역일수록 가격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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