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제동 걸리나…정부, 주주 승인 의무화 검토

김영훈(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을 중재한 뒤 여명구(왼쪽) 부사장, 최승호 초기업노조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경영성과급에 대해 이사회 사전 검토와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노동계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잇달아 내놓자, 주주가 참여하는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해 과도한 성과급 배분을 막겠다는 취지다.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24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일정 규모 이상 성과급에 대해 이사회 사전 검토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부 통제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임금성이 없는 성과급은 근로조건과 무관해 본질적으로 노조의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으나, 우선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 협약에 적힌 성과급 규정은 상법상 노사 합의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주주총회 의결 절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처럼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를 시작으로 자동차·조선 업계까지 확산하는 성과급 갈등이 있다.노동계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노사 갈등도 커지고 있다.정부는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서 주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현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기업 경영의 위험을 부담하는 주주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하고,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영업이익과 관련해 경영진과 노조만 있는 게 아니라 손실을 각오하고 들어온 투자자도 있다”며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되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노동자는 월급이라는 기본 전제가 보장되는 만큼, 리스크를 떠안은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노조, 경영자와는 다르게 보장돼야 한다”며 “투자자의 관점이 논의에서 빠져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대통령실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원래 노사는 임금을 기본으로 하고 기타 조건을 협상하는데, 지금은 기타(성과급)가 더 큰 상황”이라며 “세계 최초의 사례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며 “(성과급 협상과 관련한) 논의를 해서 새로운 룰(Rule)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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