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개발 막히자… 중견 건설사, 3기 신도시 공공주택으로 몰린다

LH 올해 발주 물량 수도권·3기 신도시에 집중금호·계룡·동부·우미, 민간참여 공공주택 수주 확대PF 부담 적지만 공사비 상승·수주 경쟁은 변수그래픽=정서희 민간 주택 개발사업이 위축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체 개발사업 부담이 커진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를 제공하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이 안정적인 일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호건설과 계룡건설, 동부건설, 우미건설 등은 LH 발주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수주잔고와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29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LH는 올해 총 12조5000억원 규모의 주택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70% 안팎이 집중된다. 공공주택 착공 목표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5만2000가구다. 3기 신도시는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을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건설사 입장에서는 입주 시점보다 수주와 착공 시점이 더 중요하다. 공공주택은 입주까지 수년이 걸리지만, 착공 이후 2~3년에 걸쳐 매출로 반영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확보한 물량이 중견 건설사 실적에 반영되는 핵심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은 LH 등 공공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주택 건설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일반 민간 개발사업보다 토지 확보 부담이 작고 PF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다. 민간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주택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배경이다.가장 눈에 띄는 곳은 금호건설이다. 금호건설의 공공주택 도급액은 2023년 7008억원, 2024년 6484억원에서 지난해 10월 누계 기준 1조7776억원으로 늘었다. 남양주 왕숙2지구 A-1블록, 의왕군포안산 A1블록, 광명시흥 A1·A2블록, 하남 교산 A3블록 등 주요 공공주택사업을 확보했다.실적도 회복세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173억원, 영업이익 459억원, 당기순이익 6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공공주택 수주 확대와 원가율 관리, 선별 수주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는 전국 9개 단지에서 415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청약 성적도 나쁘지 않다. 금호건설이 남양주 왕숙2지구에서 공급한 ‘왕숙 아테라’는 지난달 일반공급에서 평균 105.5대1, 최고 39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왕숙2지구 첫 본청약 단지인 데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부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경기 남양주 '왕숙 아테라' 조감도. /금호건설 제공 계룡건설도 공공주택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세종 행복도시와 의왕군포안산, 고양 창릉, 광명시흥, 남양주 왕숙 등에서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에 참여했다. 공공건축과 공공택지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늘리면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08억원을 기록했다.동부건설과 우미건설도 공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사업과 고양 창릉 화랑로 지하차도, 인천 계양 A-19블록 통합공공임대주택 공사 등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60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우미건설은 고양 창릉 S-1블록과 의정부법조타운 S-2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서 대표사로 참여했다. 총사업비는 약 2985억원 규모다.다만 공공주택사업이 무조건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와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사업은 원가 상승분을 분양가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민간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일부 대형 건설사가 공공주택사업에 다시 적극적으로 뛰어들 경우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건설 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민간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자체 개발사업은 토지비와 PF 부담이 크지만, LH 사업은 토지 확보 부담이 작고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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